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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프로농구 KBL

    프로농구 LG, 28년 '무관의 한' 풀었다... 창단 첫 우승 축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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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챔프전 7차전서 SK에 62-58 승리
    1997년 창단 후 첫 정상 등극
    PO MVP는 허일영


    한국일보

    창원 LG 선수단이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서울 SK와 경기에서 승리한 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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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창원 LG가 28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에는 허일영이 뽑혔다.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7차전에서 서울 SK를 62-58로 꺾었다. 1~3차전을 잡고도 내리 두 경기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던 LG는 이로써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1997년 팀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우승 전까지 LG는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 무관에 머문 팀이었다. 출범 두 번째 시즌인 1997~98시즌부터 같은 연고지에서 계속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수원 KT와 대구 한국가스공사도 챔프전 우승 경험이 없지만 두 팀은 다른 구단을 인수한 팀이다.

    2022년 조상현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이나 최초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LG는 2022~23, 2023~24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4강 PO 직행 티켓을 거머쥐고도 각각 SK와 KT에 무릎을 꿇고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일보

    창원 LG의 양준석(오른쪽 첫 번째)이 17일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서울 SK와 경기 도중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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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팀의 주축이었던 이재도(고양 소노)와 이관희(원주 DB)를 내주고 전성현과 두경민을 영입했지만, 둘 모두 코트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설상가상 핵심 선수인 아셈 마레이까지 팔꿈치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한때 9위까지 순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3년 차 가드 양준석과 2년 차 슈터 유기상 등 ‘영건’들이 팀의 중심으로 부쩍 성장하며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마레이도 골 밑을 굳건히 지켰고, 시즌 중반 합류한 아시아쿼터 칼 타마요는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 결과 LG는 매 시즌 고배를 마셨던 '봄 농구' 4강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3경기 만에 따돌리고 챔프전에 돌입했다.

    11년 만에 챔프전에 나선 LG는 시리즈 초반 파죽지세로 정규리그 1위 SK를 몰아붙였다. 1~3차전 SK의 주특기인 속공을 무력화시켰고, 유기상 양준석 타마요 마레이 외에도 허일영과 정인덕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상대를 압도했다. 4~6차전에서는 빈공에 시달리며 패했지만, 6차전 후반부터 되살아난 분위기를 최종전까지 이어갔다.

    이날 1쿼터엔 역대 챔프전 양팀 합산 한 쿼터(연장 제외) 최소 득점(18점) 기록을 경신할만큼 빈공에 시달렸다. SK가 오세근의 3점포와 자유투로 먼저 4점을 선취했지만, LG는 양준석의 수비리바운드 후 저돌적인 돌파에 의한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꾸며 10-8로 1쿼터를 리드한 채 마쳤다. 이어진2쿼터와 3쿼터 공방전에서도 LG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41-38로 리드한 채 마지막 4쿼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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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현 LG 감독이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을 마친 후 그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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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의 최종 쿼터에서 고비가 찾아왔다. 초반엔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 허일영과 타마요의 득점으로 격차를 두 자릿수까지 벌렸지만, SK가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추격했다. 결정적으로 경기종료 2분여를 남기고 타마요가 5반칙 퇴장을 당했고, 곧바로 김태훈이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격차를 한 점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종료 약 50초를 남기고 김선형의 턴오버와 유기상의 스틸이 나왔고, 마레이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밑 슛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가져갔다. 경기 막판 워니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마지막 위기를 맞았지만, 유기상이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튜를 두 개 다 성공시키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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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일영이 17일 2024~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도중 3점슛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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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14점을 올린 허일영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2표를 얻어 타마요(23표)와 마레이(22표)를 제치고 PO MVP에 뽑혔다. 지난 시즌까지 SK에서 뛰었던 허일영은 챔프전 내내 결정적인 순간마다 외곽포를 터트리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조상현 LG 감독은 "LG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애착이 많이 갔던 팀이다. 그러다보니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책임감도 컸다"며 "프론트와 코치진의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세바라기(LG 팬 애칭)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여러 응원이 제게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시즌 초반 애초 계획과 너무 다르게 분위기가 흘러갔다. 8연패를 겪고 한 때 9위로 내려 앉았을 때는 '일단 PO까지는 가보자'는 마음이었다"며 "시즌이 흐를수록 유기상, 양준석이 놀랍게 성장했고, 허일영을 비롯한 고참들이 팀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했다.

    특히 MVP로 뽑힌 허일영에게 대해 "내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감독님은 전술 짜는 것에만 신경 써 달라'고 말하더라.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원팀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출전시간 때문에 허일영과 의견충돌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이해해준 것에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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