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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비타민D 영양제 먹으면 키 큰다?... "과하면 오히려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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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민D, 자외선B 받아야 피부에서 합성
    베란다 햇빛은 뼈 건강에 실질 도움 안 돼
    체내 쌓이면 구토, 설사, 경련 일으키기도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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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이 불고 낮이 짧아지는 겨울철, 아이들의 야외 활동이 줄면서 ‘비타민D 결핍’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필수 영양소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부족할 경우 키 성장 지연은 물론, 뼈가 휘는 구루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비타민D는 연어, 달걀노른자 같은 음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필요한 양의 30%도 채우기 어렵다. 대부분은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B(UV-B)를 받아 피부에서 합성해야 한다.

    하지만 겨울철 환경은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하는 요소투성이다. 추운 날씨 탓에 외출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외출하더라도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로 온몸을 꽁꽁 싸매기 때문에 피부가 햇빛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게임 등 실내 위주의 놀이 문화가 정착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비타민D 결핍으로 병원을 찾은 0~19세 소아·청소년 환자는 4,254명에서 1만1,310명으로 165%나 폭증했다.

    많은 부모가 ‘집 베란다나 창가에서 햇볕을 쬐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한 자외선B는 파장이 짧아 유리창을 거의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은 따뜻한 온기만 줄 뿐, 뼈 건강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춥더라도 직접 야외로 나가 햇빛을 쫴야만 비타민D가 생성된다.

    다만 생후 6개월 미만의 신생아는 예외다. 피부가 매우 얇고 연약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직사광선 노출은 오히려 좋지 않다. 모유 수유 중이라면 산모의 체내 비타민D 농도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므로, 엄마가 먼저 충분한 영양 섭취와 일광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량이 적은 12개월 미만 영아라면 전문의 상담 후 액상형 비타민D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족한 일조량을 채우기 위해 고함량 영양제를 찾는 부모도 많지만, 과도하게 먹을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이라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하루 권장량(400~800IU)보다 많이 복용할 경우 체내에 축적되면서 혈중 칼슘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는 구토, 설사, 경련을 유발한다.

    박기영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타민 D를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키가 더 크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분별한 보충제 섭취보단 낮 시간대 가벼운 산책으로 자연스럽게 영양소를 채우는 것이 아이 건강에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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