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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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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이 낭만적으로 낡아가는 방법… 200승과 방파제, 아낌없이 다 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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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광현(37)과 SSG는 13일 2026년과 2027년 계약을 확정 짓는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13일 공식 발표했다. 2026년과 2027년 2년 동안 총액 36억 원(연봉 총액 30억 원·인센티브 총액 6억 원)의 조건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2022년 SSG로 복귀할 당시 4년 총액 151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한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SSG도 김광현을 다른 팀에 보낼 생각이 없었고, 김광현도 SSG가 아닌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 최근 들어 시작된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며칠 지나지 않아 최종 계약서가 완성됐다.

    김광현은 FA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단 내가 한 팀에서 계속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팀에 가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다”면서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200승에 일단 도달한 다음에 그리고 나서 평가를 다시 한 번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포함해 2년 반이 남은 기간 동안, 김광현은 200승이라는 일생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 한다. FA 시장에 나갔다면 3년 이상의 계약을 받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일단 2년 반이라는 카운트다운 속에서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2년 계약을 받아들였다. 스스로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오히려 반겼다. 그 다음, 그때 기량을 다시 평가받아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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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나 실익보다는 명분 쪽에 더 치우친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팀에 남아 오직 SSG 유니폼 하나만 입고 200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구단도 화답했다. 김광현의 선수 생활 목표는 20년을 뛰는 것, 그리고 200승이다. 오래 전부터 말해왔던 이야기다. 일단 2년 계약을 하면서 2027년까지 계약이 보장됐다. 20년 현역은 확정됐다. 이제 남은 것은 200승이다. 2007년 KBO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13일까지 KBO리그 통산 400경기에 나가 174승을 기록 중이다. 200승까지 26승이 남았다. 2년 반 동안 이를 해내고, 홀가분하게 다음 목표를 조준한다는 게 김광현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목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세대교체를 향한 마중물이 되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광현이라는 걸출한 스타라면 약해보이고,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목표지만 선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과 지원을 갚을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SSG는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고 있고, 홈구장 이전은 뭔가 구단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김광현이 청라돔에서 몇 년을 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자신이 청라 시대의 주역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대신 그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후배들의 성장을 최대한 돕겠다는 의지다.

    김광현은 “청라로 가게 됐는데 구단에서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청라에 갔을 때 내 후배들이 좋은 선수가 돼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도우미 역할을 하라고 이렇게 많이 챙겨주신 것 같다. 그 역할을 잘해서 청라에 가서 바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옆에서 많이 도울 것”이라면서 “후배들이 그때 되면 팀의 간판선수가 되어 있도록 내가 옆에서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또 하나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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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SSG는 한동안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고, 그래서 주축 선수들과 신진급 선수들의 나이 차이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른바 중간 나이의 선수들이 조금 약하다. 그렇다면 새로운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 될 때까지, 베테랑 선수들이 최대한 버텨야 하는 지점이 있다. 김광현은 200승이라는 목표로 그 방파제 몫을 하고, 그와 별개로 파도 뒤에서는 후배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각오다.

    말만 그러는 게 아니라 이미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김광현은 매년 오프시즌마다 자비를 들여 후배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다. 구단 내에서는 ‘KK 캠프’라고 부르는 오키나와 미니캠프를 주최한다. 저연봉자 후배들은 오프시즌 해외로 나가 훈련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광현이 훈련 비용을 모두 대 후배들의 고민을 지운다.

    올해 캠프에 참가했던 이로운 김건우 박시후 최민준은 올해 모두 더 좋아진 성적으로 팀 마운드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또 올해는 팀의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의 스토리, 그리고 구단의 중요한 스토리는 단순히 기록으로 쓰이지 않는다. 멋과 낭만이 있어야 한다. 김광현이 SSG에 그런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37세 선수의 2년 36억 원의 계약에 별다른 논란이 없는 것은 이를 모두가 직감하고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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