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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37·SSG)의 이야기에 한 후배가 발끈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선배가 진짜 야박하게 그런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지난 1월 오키나와 미니캠프 당시에는 자신의 체류비까지 다 대준 고마운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오히려 그런 소리를 하는 이유를 단번에 알아챘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오기가 생겼다. 김광현이 내심 딱 바라던 그 투지가 끓어올랐다.
SSG 불펜에서 추격조 및 롱릴리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최민준(26·SSG)은 올해 1군 무대에 안착하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해 후반기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잠시 1군의 시선에서 사라졌던 최민준은 1군 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나름의 시련이었다. 하지만 겨울 개인 훈련 및 2군 캠프에서 자신의 밸런스를 찾았다고 자신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최민준의 활용도를 잊지 않고 있었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고, 엔트리 운영 때문에 잠시 1군에서 빠져 있었던 2주를 제외하면 계속 1군에 머물고 있다. 일단 절반의 성공이다.
그러나 완벽한 성공은 아니다. 언제까지 추격조 임무에 만족할 수는 없다. 고민은 구위였다. 구속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경기 운영이 좋은 선수지만 구속의 한계는 분명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김광현의 ‘자극’이 찾아왔다. 최민준은 “실력이 안 돼서 필승조 자리를 못 차지한 것은 내 잘못이다. 안 좋을 때도 계속 기회를 주시고 하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약간 기분이 다운되려고 할 때 광현 선배님께서 동기부여를 잘 주셨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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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 팀부터 생각이 났다. 왜 자신의 구속이 잘 나오지 않는지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피드백도 받아보기로 했다. 사실 투구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겨울부터 있었다. 다만 너무 크고 복잡한 변화라 일단 자신의 방식대로 해보겠다고 한 터였다. 하지만 그렇게 해봐도 해답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최민준은 “도저히 모르겠어 도움을 요청하니까 또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것에 대해서 트레이닝을 하고 연습을 하다 보니까 결과가 바로 나오더라”고 고마워했다.
여러 복잡한 문제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공을 앞으로 끌고 나갈 때의 방향성과 힘의 유지였다. 최민준은 “밀고 나가는 방법에 홈쪽으로 힘을 실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 그런 것을 연습하니까 단기간에 바로 결과가 나왔다. 그게 지금 좋아졌다”면서 “구속도 올라갔다”고 했다. 실제 최민준의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3.6㎞(트랙맨 기준) 수준이었다. 그러나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2이닝을 던졌는데도 평균 145.1㎞가 나왔다. 단기간에 평균 구속이 1.5㎞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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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적만 놓고 보면 필승조에 못지않다. 26일까지 시즌 20경기에서 29이닝을 던지며 2승1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잘 던지고 있다. 선발이 일찍 내려갔을 때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를 붙잡는 게 최민준의 요즘 임무다. 26일 잠실 두산전(2이닝 무실점)처럼 거의 완벽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운이 따른 성적도 아니다. 피안타율은 0.216,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17이다. 그냥 이름을 가려놓으면 필승조 성적이다.
최민준은 지금 보직에서 일단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도 필승조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욕심은 당연히 필승조다. 꿈을 꾼다. 최민준은 “진짜 그러면 안 되겠지만 필승조들 힘이 조금 떨어지거나 쉬어야 할 타이밍이 있을 때 그 역할이 주어진다면 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매일, 매일 나가고 싶다. 나갔을 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잘 준비를 해놔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김광현은 내기를 다시 상기시켰고, 최민준은 선배의 호주머니를 반드시 털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재차 다졌다. 좋은 문화와 선수의 오기 속에 SSG 불펜이 더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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