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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MLB 메이저리그

    KIA가 MLB 2점대 투수 만들었다? 선수도 고마워한 비결, 한국에서 인생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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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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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는 8일(한국시간) 현재 53승38패(.582)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팀 전체가 고전했지만, 5월 중순 이후 놀라운 질주를 이어 가면서 부동의 동부지구 선두였던 뉴욕 양키스를 제쳤다.

    여러 선수들의 공헌이 있었지만 가장 놀라운 이름은 바로 지난해 KIA에서 잠시 뛰었던 좌완 에릭 라우어(30·토론토)라는 데 현지 언론도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KIA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라우어는 콜업 후 13경기(선발 7경기)에서 51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2.65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반전이었다.

    2.65의 평균자책점은 토론토 구단 역사에서 첫 13경기(35이닝 이상 소화 기준) 성적으로는 역대 3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맥스 슈어저, 보든 프랜시스의 줄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나 이 문제를 가려줬다는 점에서 더 가치가 있는 성적이다. 이제 라우어는 더 이상 마이너리그 강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선수가 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라우어는 밀워키 소속이었던 2022년 11승을 거둘 정도로 이미 메이저리그에 잘 알려진 좌완 선발 요원이다. 하지만 2023년부터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어깨와 팔꿈치 등 다양한 곳이 돌아가면서 아팠다. 2022년 라우어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3마일(150.2㎞)이었던 것에 반해 2023년은 90.8마일(146.1㎞)까지 뚝 떨어졌다. 1년 사이에 4㎞가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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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어는 구속 대비 포심과 커터의 힘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4㎞가 떨어지니 버틸 수 없었다. 라우어는 캐나다 유력 매체인 ‘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엄지손가락의 문제가 결국 팔뚝, 팔꿈치, 그리고 심지어 어깨의 문제를 유발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릴리스포인트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문제로 이어졌다. 이를 바로잡으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오히려 방법들이 뒤죽박죽이 돼 더 어색한 폼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그랬던 라우어가 지금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서의 경험 덕이었다. 라우어는 ‘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KIA에서 뛰던 시절 뭔가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인정했다. 라우어는 “동양의 의학에서 뿌리를 둔 다양한 준비 및 회복 방법론을 가진 새로운 트레이닝 스태프가 있었다”고 떠올리면서 “이를 통해 수년간 이어져 온 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KBO리그도 미국에서 공부를 많이 한 전문적이고 실력 있는 트레이닝 코치들이 많다. 전반적인 방법은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트렌드들을 따라한다. 여기에 한국식 트레이닝을 접목하는 경우가 있다. 선수에 따라 잘 맞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라우어에게는 한국의 트레이닝 방식이 잘 맞았던 셈이다. 한국에서 실마리를 찾은 라우어는 오프시즌 중 신경 전문의와 만나 새로운 트레이닝 방식에 박차를 가한 끝에 팔 상태가 회복되고 구속도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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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쿡쿡 찌르는 듯한 증상이 사라졌다”면서 몸 상태가 좋아지며 투구 메커니즘을 찾았다고 과정을 떠올렸다. 봄에는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길 만큼 팔 상태가 좋아졌고, 이는 라우어가 더 이상 몸에 신경 쓰지 않고 타자와 상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스포츠넷’은 “라우어가 한국에서 통찰력을 얻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트리플A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면서 치열한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에 맞서 싸울 수 있었다”며 한국 생활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분석했다.

    KIA도 라우어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많다. 굉장한 프로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고,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이 있다고 해서 한국 야구를 깔보지도 않았다. 전력 분석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는 개인의 지론일 뿐 프런트를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라우어도 “한국에서 더 다듬었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다른 경쟁에 직면하면서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비록 KBO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 기간 중 라우어는 다른 투수가 되어가고 있었고 KIA와 한국은 라우어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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