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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뒤 아버지 고향인 일본 니가타현 산조시에서 성장한 사카이는 금발 머리와 푸른 눈으로 주변과 다르다는 인식을 어릴 때부터 품었고 '너는 왜 우리와 외모가 다르냐'는 "아이들의 악의가 없는 의문"에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서부터는 '마음의 걸쇠'가 더 크고 단단해졌다.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볼 때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격렬한 동요를 느꼈다. 사람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부풀었다.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등교도 자주 걸렀다.
4형제 중 차남인 그는 "어린 나이였지만 부모님께 폐를 끼치고 싶진 않단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있지 않았나 싶다. 몸 안에 소용돌이치는 콤플렉스"를 부모에게도 형제에게도 단 한 번 털어놓거나 상담하지 않았다.
'도망치는 장소'는 있었다. 놀이였다. 사카이가 자란 산조시는 사계절 기후가 뚜렷한 곳으로 열도 최고의 다설지이면서 여름 기온은 35도를 우습게 넘기는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도시다.
사카이는 곤충을 잡고 나무에 오르며 강에서 물놀이를 '홀로' 즐겼다. 자연을 벗삼아 스스로를 위안하던 소년은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관계를 넓혀갔다.
"어쨌든 (정적인 오락보단)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정말 좋아했다"며 친구들과 야구, 피구를 함께하기 시작했다.
2살 터울로 현재 J리그2에서 축구 선수로 활약 중인 남동생 사카이 노리요시(32, 레노파 야마구치)의 존재도 든든했다. 여전히 눈동자 색과 머리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놀이 앞에서는 '벽'을 얇게 만들 수 있었다"며 구원처럼 공원과 학교, 들판에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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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 근처에 살던 형과 축구부에 입부했다. 금세 재미를 느꼈다. 놀이의 중심도 축구로 빠르게 변화했다."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덩달아 늘었다. 물론 일본 10개 도(都)·현() 등 전국 단위 대회에 나갈 때면 '저 팀 명단에 외국인 이름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하는 볼멘소리가 귀에 들려왔지만 그것도 서서히 개의치 않게 됐다.
콤플렉스를 외면하기보다 축구라는 도구를 손에 쥐고 맞선 결과 마음이 강해졌다. 빗장이 스르르 풀렸다. 선수로서 성장세 역시 가팔라졌다.
애초 사카이는 공격수로 입문했지만 유스 시절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묘수였다. 2009년 고향팀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프로 데뷔 꿈을 이뤘다.
2011년엔 어머니의 나라로 건너가 주전 라이트백으로 활약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2011~2015)에서 공식전 106경기 2골을 쌓았고 함부르크(2015~2019)에서도 122경기 1골을 수확하며 팀 후방 안정에 적잖이 기여했다.
이 기간 일본 국가대표로도 쏠쏠한 경기력을 뽐냈다. 2012년 '사무라이 블루'에 처음 승선한 뒤 7년간 A매치 42경기를 뛰었다.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전 경기를 선발로 출장했고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전에 나서 월드컵 데뷔 바람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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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천황배 2회, 슈퍼컵 1회 우승에도 베테랑 풀백 사카이 지분이 적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 경험담일 뿐이지만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만일 나와 비슷한 열등감을 지닌 분이라면 해외에 한 번 나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머릿속 생각과 행동이) 마음의 안쪽을 향하는 게 아니라 바깥쪽으로 옮기어 보는 것. 이를 통해 몰두할 무언가를 새로이 발견하는 것. 그렇게 조금씩 시선을 바꾸어 나가는 것. 나 같은 경우 (몰두할 수 있던 대상은) 축구였고 독일행이 콤플렉스 극복으로 이어지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자신의 세계를 좁히지 말고 용기를 갖고 (밖을 향해) 펼쳐 나가셨으면 좋겠단 말씀을 조심스레 드리고 싶다"며 축구계 안팎으로 같은 고민을 품는 주변 모두에게 진심어린 당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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