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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MLB 메이저리그

    ‘월급 1억5천’ 롯데 실패한 승부수, MLB 38승 투수가 고졸 신인처럼 당황하다니… 선발 기회 더 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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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아마도 그것이 자신의 실력은 아니었을 것이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경기 상황에 따른 실수였다고 봐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이 선수가 마치 프로 데뷔전을 가진 고졸 신인처럼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보는 팬들은 할 말을 잃었다.

    롯데의 올 시즌 가을 승부수로 여긴 빈스 벨라스케즈(33·롯데)의 5일이 그랬다. KBO리그 입성 이후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실망스러운 투구로 전임자 생각만 나게 하고 있다. 5일 인천 SSG전은 지금 벨라스케즈의 투구는 물론, 심리가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롯데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남은 시즌 활용 방안도 애매하다. 그대로 두기도, 보직을 바꾸기도 애매해서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이라는 화려한 경력과 함께 롯데에 입성한 벨라스케즈는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⅓이닝 동안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5탈삼진 6실점의 부진으로 패전을 안았다. 팀도 벨라스케즈의 난조를 이겨내지 못하고 5-7로 져 이날 경기가 비로 없었던 KT에 5위를 내주고 6위로 내려앉았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안정적으로 3위를 달리던 롯데가 진짜 가을야구에 못 갈 위기에 처했다.

    벨라스케즈는 이날 류효승 고명준 최정에게 홈런을 얻어 맞는 등 고전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2㎞까지 나온 패스트볼의 위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였다. 실제 경기 후 SSG 타자들 상당수가 “직구 구위는 좋았다”고 인정했다. 그라나 제구가 안 되면서 타자들의 노림수가 분명해 졌다. 패스트볼 커맨드는 날리거나, 몰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여기에 공인구 적응 이슈로 변화구 구사에 애를 먹으면서 이날도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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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에 두 차례나 피치 클락 위반으로 당혹스러움을 보여준 벨라스케즈는 4회 두 차례나 보크를 범하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38승 투수가 할 실수는 아니었다. 고졸 신인도 하지 않을 보크였다. 4회 무사 1루에서 고명준 타석 때 셋포지션시 멈춤 동작 없이 투구에 들어갔다가 보크를 선언 받았다. 당황스러운 장면이었다.

    이어 류효승 타석 때도 1루 주자 최지훈이 뛰는 것을 보고 견제를 하다 보크를 지적받았다. 셋포지션에서 견제를 하려면 투구판에서 발을 풀고 그 다음 동작에 나서야 했지만 급한 마음에 이 과정이 생략됐다. 두 번 모두 누가 봐도 명백한 보크였다. 메이저리그 38승 투수라고 보기에는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결국 결과까지 좋지 않았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을 함께 한 좌완 터커 데이비슨의 교체를 고려한 끝에 지난 8월 7일 벨라스케즈 영입을 최종 확정했다. 데이비슨은 올 시즌 10승을 거뒀지만 구위적인 측면에서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안정적으로 3강을 형성하고 있었던 롯데는 시즌 막판 순위 상승, 그리고 포스트시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강한 구위파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했다.

    결국 데이비슨이 이 기준치에 못 미친다는 것은 프런트나 현장이나 생각이 동일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인정했다. 그런데 데려온 선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 벨라스케즈는 시즌 5경기에서 23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1승4패 평균자책점 8.87에 머물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한 번도 없고, 피안타율은 0.33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97에 이른다. “신인 투수에게 5경기 기회를 줘도 이 정도는 했을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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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5일까지 총 130경기를 했다. KBO리그 구단 중 키움과 더불어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그만큼 잔여 경기는 적고, 앞으로 경기 일정도 조금은 띄엄띄엄하다. 선발 5명이 필요하지 않은 구간이 더 많다. 이에 벨라스케즈를 선발에서 아예 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가 앞에서 망가지는데, 불펜을 총동원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벨라스케즈가 불펜으로 간다고 해도 잘한다는 보장 또한 없다. 경력 내내 선발이 더 익숙한 선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제구력이 불안하다. 선발은 주자 하나를 내보내고, 한 이닝에 실점해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반대로 불펜은 그 주자 하나 출루가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벨라스케즈의 올해 9이닝당 볼넷 개수는 5.40개로, 불펜으로 나왔다가 공짜 출루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주자가 있을 때의 피안타율은 무려 0.396이다. 오히려 불펜이 더 불안할 수 있다.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어쨌든 롯데는 벨라스케즈의 경기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3개월 잔여 기간 연봉 33만 달러를 받은 벨라스케즈의 월급만 해도 약 1억5000만 원이다. 지금부터는 무조건 팀 승리에 공헌해야 한다.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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