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출전 허가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대캐피탈 "다 빼면 선수 8명뿐... 경기 불가능"
결국 남자부는 6팀으로만 컵대회 진행하기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1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에서 OK저축은행과 개막전 도중 작전 타임을 갖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대회에서 중도 하차한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직전 시즌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던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 중도하차를 선언하면서 결국 파행을 맞았다.
현대캐피탈은 15일 "외국인 선수에 이어 배구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들까지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번 대회를 더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한국배구연맹(KOVO)에 양해를 구한 뒤 대회에서 중도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초청팀에 이어 현대캐피탈까지 빠지면서 올해 코보컵은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KOVO의 안일한 행정 끝에 벌어진 촌극이다. 대회 개막 전까지 구단들의 우려에 귀를 닫았던 KOVO는 개막 전날 밤 갑자기 국제배구연맹(FIVB)의 컵대회 불승인 결정이 떨어지자 개막 후 대회 취소와 재개를 오가며 혼란을 자초했다.
우여곡절 끝에 FIVB가 전날 외국인 선수와 세계배구선수권대회(12~28일) 등록 선수의 출전 불허 등을 조건으로 코보컵 개최를 승인했지만, 이번엔 '등록 선수' 범위가 발목을 잡았다. FIVB는 현재 배구대표팀에 속한 14명과 각 소속팀으로 돌아간 11명의 예비 명단까지 모두 컵대회 출전 불가 입장을 내놨다. 이에 일부 구단이 예비 명단에 포함된 선수를 컵대회에서 기용할 수 없다면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대캐피탈은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무철 KOVO 사무총장 등이 세계배구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필리핀에서 FIVB 측 관계자들을 만나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들의 컵대회 출전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황승빈·임성하·정태준(이상 현대캐피탈), 김준우(삼성화재), 이상현·김동현(이상 우리카드), 차지환(OK저축은행), 정지석(대한항공)은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현대캐피탈 측은 "대표팀으로 나가 있는 허수봉, 신호진, 박경민과 외국인 선수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에 예비 명단, 부상 선수 등까지 제외하면 팀에 8명밖에 남지 않는다"며 "아포짓 스파이커와 리베로는 아예 없다. 이대로는 경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OVO는 FIVB 규정에 따라 현대캐피탈을 부전패 처리하고 남자부 6팀으로만 남은 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FIVB는 '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 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부전패를 선고한다'고 규정한다. 이날과 17일로 예정됐던 현대캐피탈 경기도 취소됐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