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영 강민석' 청년 CEO 출신
독립 레이블 '노모어' 직접 설립하고
첫 앨범 '50%' 통해 정식 가수 데뷔
직접 작사·작곡… 용용·심아론 등 협업
"록 중심 새 장르 구축·록페 출연 목표"
루민(사진=노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베개를 만들고, IT 사업을 하고, 메타버스를 만들면서도 늘 ‘창작’이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시작했고, 어느 순간 작곡가가 되어 있더라고요.”
성인이 된 후 밴드 사운드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그는 여러 아티스트의 곡을 만들며 작곡가로 활동했다. 타인을 위한 곡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고 ‘나만의 음악’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그렇게 지난달 15일 발표한 데뷔앨범 ‘50%’가 탄생했다. 그는 직접 독립 레이블 노모어(NOMORE)를 설립하고, 루민(LUMIN)이란 이름으로 정식 데뷔했다. 앨범 전곡의 작사·작곡은 물론 레이블 설립과 비주얼 콘셉트 기획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기획자에서 창작자’로의 전환을 완성했다. 올해 나이 스물넷에 이룬 성과다.
루민(사진=노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전적 서사 담은 ‘50%’… 록의 대중적 확장 겨냥
루민의 첫 앨범 ‘50%’는 정체성의 균열을 통과해 나온 자전적 서사를 담았다. 유년과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문화·언어적 간극 속에서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감정을 오래 지녔다. 그는 “내 하루는 매일이 끝나지 않는 리허설이란 생각으로 버텼다. 실패를 자책하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을 앨범에 담았다”고 말했다. 제목 ‘50%’는 그가 겪어온 경계인의 자의식을 응축한다.
사운드는 한국형 밴드 기반 록을 토대로 대중적 확장을 겨냥한다. 루민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 재욱(JAEWOEK)이 헤드 프로듀서를 맡아 골격을 세웠고, 하이어뮤직의 심아론이 더블 타이틀곡과 수록곡 일부를 공동 작업했다. 영화·뮤지컬을 넘나드는 작곡가 ‘iiWii’, 이번 앨범을 계기로 프로듀싱을 시작한 이다(YIDA)와 아루(ARU)가 가세해 질감을 다층적으로 쌓았다. 피처링에는 힙합신에서 독창적 스타일을 자랑하는 용용(Yong Yong), 감성 짙은 래핑으로 주목받은 스키니 브라운이 참여해 색채를 넓혔다.
첫 트랙 ‘인트로’(리허설·Rehearsal)은 거창한 사운드로 문을 연다. ‘매일 하루하루가 리허설’이라는 신념을 테마로 삼아 실패의 기억 대신 도전의 동력을 호출한다.
“삶은 하루하루가 ‘리허설’이에요. 실패에도 자책하지 않고 매일 새롭게 도전하자는 메시지를 담았죠.”
루민(사진=노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록과 힙합을 결합한 첫 번째 타이틀곡 ‘라디오’(Radio, feat.스키니 브라운)는 군 복무 시절 처음 체감한 전우애를 응축한다. 합숙과 훈련 속에서 비로소 경험한 ‘함께’의 감정과 동료에 대한 고마움을 거친 밴드 질감과 랩의 긴장감으로 밀어붙인다. 래퍼 스키니 브라운이 피처링에 참여해 록과 힙합의 절묘한 시너지를 창출했다.
“군 복무 시절 처음 느낀 ‘전우애’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의미, 남자들만의 끈끈한 결속감을 담아냈습니다.”
두 번째 타이틀곡 ‘ILU’(I Love yoU, feat.용용)는 ‘사랑해’라는 언어의 문화적 무게를 탐구한다. 한국에서 비교적 가볍게 쓰이는 말이 미국에서는 결혼까지 상정되는 약속이 되기도 한다는 체감에서 출발해 ‘고백이 곧 책임’이 되는 아이러니를 노랫말에 새겼다. 힙합신에서 주목받는 용용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사랑해’가 일상적인 말이지만, 미국에서는 결혼까지 이어질 만큼 무겁죠. 그 책임감과 속박의 아이러니를 표현했어요.”
루민(사진=노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비 유어 사이드’(By Your Side)는 상실의 아픔을 절제된 서정으로 다룬다. ‘네가 바닥에 있던 때 말야, 내가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추신처럼 뒤늦은 자책이 잔향처럼 남는다.
‘다이브’(Dive)는 사랑을 바다에 비유해 잠수하듯 빠져드는 감각을 포착한다. 마지막에 완성된 곡으로, 수차례 편곡 끝에 어느 날 2시간 만에 녹음까지 일사천리로 완성됐다는 비하인드가 곡의 즉흥성과 에너지를 설명한다. ‘노 모어’(No More)는 짝사랑의 끝을 단정한 체념으로 정리한다. 더는 붙들지 않겠다는 결심과 한때의 진심이 공존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트랙 ‘엔드 게임’(End Game)은 가족·대중·연인 중 누구의 시선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을지 고민하던 시간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1·2절의 서로 다른 비트 전개로 ‘사업가 강민석’에서 ‘아티스트 루민’으로의 전환을 구조적으로 구현했고, 가사는 1년에 걸쳐 다듬었다.
“가족의 시선, 대중의 시선,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 고민을 곡에 담았습니다.”
루민(사진=노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프로듀서 창작 중심 ‘노모어’… 클래식·게임 외연 확장
루민의 행보는 음악에 머물지 않는다. 그가 이끄는 노모어는 가창자 중심 구조에서 한 걸음 나아가 프로듀서 창작 중심 생태계를 표방한다. 소속 프로듀서들의 개성과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우는 콘텐츠를 예고했고, 신인 발굴과 협업도 병행한다. 현재 소속 아티스트 루아의 작업을 비롯해 OST·커버 프로젝트, 크루 공연 등 레이블 단위의 실험을 이어가며 인디·클래식·게임 음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블랙레이블처럼 레이블 색이 분명하고, 자체 록 페스티벌 개최를 목표로 한다.
음악적으로는 록을 중심으로 새로운 장르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어릴 적부터 너바나 등 밴드 사운드에 열광했고 머신건 켈리(MGK), 더 키드 라로이, 프랭크 오션 등에게 영향을 받았다. 록을 중심에 두되 팝과 힙합, 신스 사운드를 융합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루민(사진=노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록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일시적인 붐으로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유행으로서의 록이 아니라, 오늘의 언어로 새롭게 갱신된 록을 들려주고 싶어요. 저만의 장르를 만들어서 록이라는 세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데뷔와 동시에 그는 다음 챕터도 예고했다. 10월부터 매달 싱글과 EP를 잇달아 공개할 계획이다. 영어 기반 곡과 장르 간 협업을 확대하되, 한국 대중의 정서와 보편적 서사를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펜타포트나 코첼라 무대에 서는 게 평생 숙원이자 꿈입니다. 제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게 가장 원초적인 목표예요. 아티스트 루민의 삶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