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 리걸테크의 주된 서비스인 법률문서 자동작성을 법률 사무 대리가 아니라 ‘기술적 도구’로 규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리걸테크 서비스를 합법적인 비즈니스로 인정하면서 변호사와 협업의 길을 터준 셈이다. 궁극적으로 법률 AI가 쓴 각종 소장은 합법이라는 결과가 됐다.
이 사건에서 소송을 제기한 변호사가 로폼 근무를 시도한 게 2021년이고 변호사회의 겸직 불허에 대한 법적 다툼이 시작된 것이 2023년이었던 점을 돌아보면 리걸테크가 법적으로 인정받는 데 수년이 걸렸다. 변호사 업계의 ‘기득권 규제’를 하나 극복하는 데 전문가들이 나서도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다. 기득권과 관련된 규제 장벽이 만들기는 쉬워도 없애고 넘어서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판결이 산업과 일상생활에서 새로운 기술의 적용을 겁내며 저항하는 ‘신기술 포비아’(공포증)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단순히 변호사 업계의 철벽같은 기득권 장벽을 허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경계점이다. 변호사뿐 아니라 지금 업무 영역을 두고 국회 주변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회계사, 세무사도 마찬가지다. AI라는 신기술이 전문 자격사의 기득권에 기술적 침해가 있다고 판단하면 어떻게든 실사용을 저지하려 든다. 의료는 물론 향후 자율주행차 보급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편익이다. 법률, 세무 등의 소비자가 값싼 비용으로 빠르고 확실하게 이용한다면 누구도 신기술을 막아설 권리는 없다. 기득권을 오래 누려온 전문 자격사 집단이 명심할 대목이다. 성큼 다가온 AI 시대, 편리한 활용을 막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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