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이번 시즌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를 세웠지만, 불과 1년 만에 와르르 무너졌다. 두 번의 감독 교체에도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 리그 9위로 파이널B로 향했다. 우승 경쟁이 아닌 잔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런 상황에 구단 내 불협화음이 일었다. 지난 8월 울산은 김판곤 감독을 떠나보내고 신태용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어진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고, 신태용 감독은 65일 만에 경질됐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들과 불화설에 휘말렸고, 원정 경기에서 골프백을 구단 버스에 실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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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울산을 떠난 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해명했고, 울산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뒤 신태용 감독과의 불화 및 구단 내부 사정에 대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이청용의 세리머니로 논란이 더 커졌다. 팬들 사이에서는 신태용 감독의 리더십이 잘못됐다는 주장과 함께, 선수단이 선을 넘은 행동(골프 세리머니)을 보였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바라본 한국 축구 레전드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이청용의 세리머니와 논란에 쌓인 울산에 대해 “축구인으로서 부끄럽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존중과 배려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 우리가 알 길이 없다. 그렇다고 끝나고 따지는 것도 웃기고, 안타깝다. 진실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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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감독과 선수단을 넘어 모든 구단에는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선홍 감독은 1988년부터 2002년까지 선수로서 활약했다. 이후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3년 전남드래곤즈 코치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부산아이파크의 감독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18년 차 감독이다. K리그 통산 446경기(194승 122무 130패)를 지휘하고 있다. 이 기간 황선홍 감독은 K리그1 우승 2회(포항스틸러스, FC서울), FA컵(코리아컵의 전신) 우승 2회(포항)를 이끌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세대의 선수들과 소통했던 황선홍 감독은 자신의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에) 어려운 점이 많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다.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물론 한쪽만 그럴 수 없다. 서로 많은 소통을 해야 한다. 그렇게 팀 문화가 자리 잡고, 축구계 문화로 이어져야 한다. 존중과 배려가 기본적으로 필요한데, 그런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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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고참들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베테랑들의 기용은 모든 감독이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선수 한 명의 출전 여부를 두고 밤새 고민한다. 우리 팀의 경우 스태프 7~8명이 둘러앉아서 세세하게 확인하고 고민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으면, 그다음은 감독의 권한대로 내가 결정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쉽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감독이 미워서 안 뛰게 하는 선수는 없다. 이 역시 서로 존중해야 한다. 선수들도 이견이 없어야 한다. 그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고참이라서 경기를 나가고, 젊다고 경기에 못 뛰는 경우는 없다. 능력이 있으면 출전해야 하지만, 출전에 대해서도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상암=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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