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2025시즌 최종전인 대보하우스디 챔피언십 연장 4차전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한 순간 황유민이 양 팔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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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피드가 3.75m에 이르는 유리판 그린에서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앞둔 황유민이 극적인 6.4m 버디 한 방으로 화려한 마무리에 성공했다.
9일 경기 파주 서원힐스 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대보하우스디 챔피언십 최종일 3라운드. 전날 7타를 몰아치며 선두로 올라선 황유민은 이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5언더파를 적어낸 임희정, 이동은과 함께 합계 11언더파 205타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올 시즌 최고의 선수들이 승부를 벌인 왕중왕전에서 승패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연장 1차전과 2차전에서는 세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고, 연장 3차전에서 임희정이 짧은 파퍼트를 놓치며 먼저 탈락했다. 황유민과 이동은만 남은 연장 4차전은 의외로 쉽게 끝났다. 황유민이 6.4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그대로 홀 속으로 사라진 것. 황유민의 올 시즌 첫 우승이자 2023년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을 시작으로 3년 연속 '매년 1승' 기록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또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을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황유민은 "올해 우승이 없어서 이 대회가 마지막 기회였다.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서 행복하다"며 "긴장을 많이 하지 않고 과정에만 집중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연장 4차전 우승 퍼트에 대해서는 "갑자기 추워졌다는 생각이 들면서 웨지샷 거리 컨트롤이 잘 안 됐다. 그래서 연장 5차전에서는 좀 더 잘 치자고 생각하며 퍼트했는데 그게 들어갔다"며 웃었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있는 우승자 황유민.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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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스폰서가 개최한 롯데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내년부터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기는 황유민은 "KLPGA 투어에서 3년간 많이 성장했다"고 돌아본 뒤 "매주 대회가 열려 준비하고 경기하는 나만의 루틴이 생겼고, 우승 경쟁을 하면서 멘탈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LPGA 투어를 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챔피언십에서 승리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난 경험이 황유민을 더욱 집중하게 했다. 황유민은 "집무실에서 회장님이 우승을 축하해주고 격려해줬다"면서 "그때 회장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꼭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약속을 이뤄서 더욱 뿌듯하다"고 말했다.
황유민의 미국 데뷔전은 내년 1월 말에 열리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이다. 일단 12월에는 이미 정해진 일정들을 소화한 뒤 1월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샷을 점검하고 이후 미국으로 이동해 데뷔전을 포함해 대회 2개 정도를 소화하며 분위기 적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짧은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과 샷 감각을 끌어올린 뒤 시즌 초반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를 시작으로 경기를 소화할 계획이다.
큰 무대 진출을 앞두고 골프 스타일도 달라졌다. 황유민은 올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 출전하며 자신의 골프를 돌아봤다. 한국에서 거침없는 골프로 '돌격 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황유민은 "까다로운 코스에서 경기해보면서 무조건 공격적인 것은 무모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공격 골프가 아니라 '무모한 골프'를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이제는 상황에 맞춰 치는 골프로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미 LPGA 투어 티켓을 따낸 황유민과 함께 내년 LPGA 투어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도 좋은 샷 감각을 보였다. 장타자 이동은은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해 공동 2위로 마무리했고 리슈잉(중국)은 10언더파 206타 공동 4위에 올랐다.
제대로 된 '2025년 골프퀸'이 나올 수 있도록 완벽한 코스도 한몫했다. 이미 LPGA 투어를 두 차례 개최하고 국내 남녀 프로골프 투어와 최등규배 매경아마선수권을 여는 서원밸리CC는 서원힐스 코스를 LPGA 투어급으로 조성했다. 그린은 약간 단단하게 0.378로 조성했고, 그린 스피드는 첫날 3.65m에 이어 최종일에는 3.75m로 유지해 왕중왕전다운 최고의 그린을 만들었다.
[파주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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