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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은 한국 경제의 체질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입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AI 인프라 확충,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육성, 제조 기반 피지컬 AI 고도화를 중심으로 산업 성장 엔진을 다시 설계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AI 정책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지원에 힘쓰겠습니다."
취임 8개월을 맞은 박윤규 NIPA 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AI를 기술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가 성장 전략과 연계해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NIP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AI·소프트웨어(SW)·콘텐츠·클라우드·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 디지털 산업 전반을 육성하는 국가 핵심 진흥기관이다. 산업 기반 조성, 기업 성장 지원, 신기술 확산, 글로벌 진출, 전문 인력 양성 등 디지털 산업 기획부터 실행·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담당한다. 최근에는 AI 인프라 구축, 국산 AI 반도체 실증·확산, 제조·의료·모빌리티 분야 AI 활용 지원으로 역할이 확대되며 '국가 AI 산업의 실행기관'으로서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박 원장은 지난 2~3년간 국내 AI 생태계가 정체된 가장 큰 이유로 '투자 급감'을 지목했다. 그는 "정부 AI 예산은 2022년 6조2000억원을 정점으로 2024년까지 급격히 감소했고, 같은 기간 민간 투자도 31억달러에서 13억달러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주요 선진국들이 기업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던 시기에 한국만 정체 국면에 놓여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새 정부가 내년도 AI 예산을 10조1300억원 규모로 편성했고,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도 26만개 확보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AI 국력은 결국 컴퓨팅 파워이며, 이제 한국 기업들이 마음껏 실험하고 모델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NIPA는 올해 AI 정책 체계를 'AI 인프라-모델-인공지능 전환(AX)' 중심으로 전면 재정비했다. 조직도 기존 2본부에서 AI인프라본부, AI반도체지원본부, AI활용본부 등 3본부 체제로 확대했다. 특히 신설된 AI반도체지원본부는 국산 AI 반도체 전략 수립부터 실증·확산까지 전 주기를 전담하는 핵심 조직이다.
박 원장은 "엔비디아 GPU 중심 구조에 도전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산 AI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AI 반도체가 미래 산업 패권을 결정할 것이고, 특히 에지·단말형 AI 시장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반도체 전략 수립부터 실증·확산까지 NIPA가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는 AI 반도체 못지않게 박 원장이 강조하는 분야다. 그는 "AI의 완성은 물리적 세계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피지컬 AI"라며 "제조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AI를 융합하면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NIPA는 올해 확보한 GPU 1만3000장 가운데 일부를 제조·의료·모빌리티 등 산업 특화 모델 개발 기업에 배정하며 '산업 현장 기반 AI 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지원 방식도 전면 개편된다. 박 원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업스테이지·리벨리온·트웰브랩스 같은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스타트업에서 출발했듯, 우리 스타트업도 판이 다른 성장 궤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혁신'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자율주행, 로봇택시, 원격의료 등 혁신 서비스가 세계 주요국에서는 이미 상용화됐지만 한국에서는 규제 탓에 모두 막혀 있다"며 "예산을 늘려도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실제로 사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NIPA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글로벌 AI 3강 목표의 달성 여부는 실행에 달려 있다"며 "NIPA는 정부와 산업계를 잇는 실질적인 이행 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AI 조류에 올라타 제조-반도체-AI-로봇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AI 시대의 승자는 결국 산업의 판을 움직이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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