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하이재킹' 당한 것도 서러운데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으로 다시 한 번 등에 비수가 날아들었다.

아스널이 토트넘 홋스퍼와 라이벌전에서 3점 차 완승을 거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들 달렸다.

아스널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EPL 토트넘과 홈 12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몰아친 에베레치 에제 결정력을 앞세워 4-1로 낙승했다.

9경기(7승 2무) 무패를 이어간 아스널은 2위 첼시에 승점 6 앞선 선두(승점 29)를 유지했다. 무패 우승을 달성한 2003-2004시즌 이후 22년 만에 대권 탈환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최근 3경기(1무 2패)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토트넘은 9위(승점 18)로 내려앉았다.

아스널은 안방에서 열린 북런던 더비를 주도했다.

공 점유율 57%를 기록하고 슈팅 수와 유효슈팅 수 역시 각각 17-3, 8-2로 크게 앞섰다.

전반 36분 선제골을 뽑았다.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미켈 메리노 침투 패스를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해 지역 라이벌 골문을 갈랐다.

트로사르 선제 결승 골 이후 그라운드 주연은 단연 에제였다.

에제는 전반 41분 데클런 라이스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수비수 둘을 제친 뒤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뿜어냈다.

에제 오른발을 떠난 공은 상대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1분에는 위리엔 팀버르 패스를 이번엔 왼발로 마무리해 스코어 3-0을 만들었다.

쐐기골까지 책임졌다. 후반 36분 트로사르 패스를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팀 4-1 쾌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토트넘은 후반 10분 히샤를리송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에제는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구단 통산 최다골 보유자인 티에리 앙리(228골)와 1990년대 잉글랜드 최고 골게터 이안 라이트(185골), 레전드 포워드 데이비드 잭(124골)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신입생'이 해냈다.

앞서 1934년 테드 드레이크(아스널)와 1961년 테리 다이슨(토트넘), 1978년 앨런 선덜랜드(아스널)이 대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아울러 에제는 선덜랜드 이후 무려 47년 만에 토트넘을 상대로 3골을 넣은 아스널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사연이 조금 기구하다.

에제는 아스널 유스에서 축구를 배웠으나 불과 13살에 방출 아픔을 겪었다.

이후 풀럼, 레딩, 밀월에서도 자리 잡지 못하고 둥지를 옮겨 다녔다.

2017년 퀸스파크 레인저스에서 기회를 잡아 프로 데뷔 꿈을 이뤘고 지난 시즌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맹활약으로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리그 34경기 8골 8도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입단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 '친정'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다.

데니스 베르캄프, 메수트 외질 등 아스널 축구를 상징하는 플레이메이커형 공격수가 착용한 등 번호 10을 보장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사실상 거너스의 하이재킹이었다.

에제는 토트넘전을 마친 뒤 "4골을 넣을 걸 그랬다. 난 항상 득점하려 하고 기회를 살리려 노력한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며 22년 만에 정상 탈환을 겨냥하는 아스널에 밀알로서 기능할 것임을 약속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