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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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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30년째 세계 청춘 울리는 뮤지컬 '렌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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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렌트'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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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렌트'가 브로드웨이 30주년 및 국내 초연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30년째 식지 않은 청춘의 힘을 증명했다.

    내년 2월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하는 '렌트'는 1990년대 말 뉴욕 슬럼가를 배경으로 예술인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다. 1996년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후 1990년대 록뮤지컬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세계적으로 '렌트' 열풍이 불면서 광팬을 지칭하는 '렌트헤즈'(rent-heads)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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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는 2000년에 초연됐다.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 당시에는 생소했던 소재들이 대거 등장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지만 히트에 성공했다. 무려 십연을 진행하는 동안 남경주, 최정원, 전수경 등 뮤지컬 1세대를 비롯해 조승우, 김호영, 정선아 등 대형 뮤지컬 스타들이 '렌트'를 거쳐 '스타 등용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신인들이 다수 기용됐다. 2022년에 첫 대극장 주연을 맡은 이해준, SF9 멤버 유태양, 2023년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EXID 솔지 등이다. 2023년 로저 역을 맡았던 장지후가 콜린 역으로 나서고, 엔젤 역 조권과 조앤 역 정다희, 베니 역 구준모가 다시 참여해 기존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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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대사가 노래로 진행되는 '성 스루' 형식인 '렌트'는 다양한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에이즈의 벽을 넘고 사랑에 빠진 로저와 미미, 게이 커플인 엔젤과 콜린, 레즈비언 커플 모린과 조앤, 이들을 관찰하는 친구이자 영화제작자 마크의 일상이 주를 이룬다.

    집세를 내지 않고 버티는 마크, 모린의 바람기로 고민하는 조앤, 톡톡 튀는 엔젤에게 푹 빠진 콜린, 에이즈로 언제 숨을 거둘지 모르는 상황에서 명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로저 등 각 에피소드의 주제도, 색깔도 다르다. 그러나 '현재'와 '사랑'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가 다채로운 이야기를 하나로 단단하게 묶는다.

    그중에서도 2막을 여는 히트 넘버 '시즌즈오브 러브'(Seasons Of Love)는 작품의 핵심으로 통한다. 노래는 1년을 분 단위로 나눈 '52만 5600분'이란 단어가 반복되며 사랑만이 모든 시간을 의미 있게 잴 수 있는 가치임을 강조한다. 모든 배우가 일렬로 서서 노래를 합창하는 순간에는 관객들 모두 숙연해지며 감동의 파장이 극대화된다. 노래 가사처럼 모든 캐릭터가 서로 엇갈린 운명에 도달하지만, 결국 사랑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질주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청춘의 반짝임을 가슴에 더욱 강하게 아로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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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공연에서 로저 역을 맡은 이해준, 미미 역을 맡은 김수하 등 모든 배역이 제 몫을 해냈지만, 특히 엔젤 역 조권이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해냈다. 조권은 '렌트헤즈' 사이에서 실질적 주인공으로 꼽힐 만큼 인기 캐릭터인 엔젤을 20여년간 맡아온 김호영의 뒤를 이어 2023년부터 해당 캐릭터를 맡았다. 예능프로그램 속 발랄한 모습이 녹아 있으면서도 주변 모두에게 사랑을 전했던 엔젤만의 강인함을 제대로 드러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다만, '뮤지컬 초심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할 수 있다.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다면 각 캐릭터의 상황을 나열한 옴니버스식 구성, 노래로 전 대사를 소화하는 '성 스루' 형식 등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투영한 창작자 조너선 라슨의 생애, 원작인 오페라 '라보엠'의 서사 등을 미리 살펴보고 간다면 더욱 쉽게 극을 이해할 수 있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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