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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권상집 칼럼] 조진웅의 은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인과응보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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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데일리뉴스

    조진웅 ⓒ스타데일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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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칼럼니스트] 배우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선택한 <범죄와의 전쟁>, <끝까지 간다>, <암살>, <아가씨>, <독전>, <시그널> 등은 지금도 콘텐츠를 사랑하는 많은 팬의 입에 오르내리는 명작이다. 영화에서 원톱 주연으로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영화,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존재감과 입지를 구축했다.

    그랬던 그가 은퇴를 선언했다. 10대 시절 강도, 성폭행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디스패치 보도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중은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고 침묵하던 그는 소년범 사실을 인정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 이후, 놀랍게도 꽤 많은 인사들이 그를 두둔하며 옹호에 나섰다.

    개인적으로 그가 정의를 부르짖었다고 비난하진 않는다. 부마민주항쟁의 뜻을 기리고 광복절에 국민특사 자격으로 홍범도 유해 봉환 과정에 참여한 모습, 독립군 역할을 통해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한 사항까지 비난하는 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을 저지른 이도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지난날 잘못을 성찰하거나 간접적으로도 인정하지 않고 정의와 공정 등을 강조한 탓이다. 드라마 <시그널> 촬영을 마친 조진웅은 "세상에 잊어도 될 범죄는 없다."라는 점을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라고 여러 인터뷰에서 거론했다. 가해자는 30년 전의 지난날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피해자는 30년 전의 그날이 현재이고 미래다. 피해자의 상처를 지난 과거라며 쉽게 묻어둘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소년법은 죄를 덮어주는 방패가 아니라 낙인 없이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 사회적 합의라고 얘기한다. 한 연예인의 30년 전 봉인된 판결문을 뜯어낸 폭거라고 얘기하며 비난하지만 조진웅이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한 모습은 대중의 기억 속에 없다. 미온적 대처와 용서란 이름이 오히려 수많은 괴물을 만든다.

    지금도 폭력을 일삼는 일부 10대는 경찰서에서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당당히 얘기하며 국가가 처벌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경찰을 조롱하고 농락한다. 학폭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들은 항상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과거의 일이다.', '법적 처벌을 받았다.' 등으로 상황을 외면하며 명예와 부, 권력을 놓지 않았다.

    조진웅에게 실망스러운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자신의 잘못을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연예인이 방송에 나와 "과거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며 간접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언급한 데 비해 조진웅은 이름을 바꾼 배경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며 줄곧 지난날 자신이 행했던 과오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배우 조진웅에 대해 대중이 두 얼굴이라고 분노하며 실망한 이유가 바로 이 지점이다.

    둘째, 보도에 의하면 그는 배우가 된 후에도 동료 배우, 매니저, 감독 등에게 폭행을 가해 왔다. 누군가는 학폭 논란만으로도 활동이 정지되고 오디션에서 퇴출된다. 그들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했음에도 학폭에 선처가 없다는 사회적 잣대 하나로 방송에서 쫓겨났다. 조진웅에게 예외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부조리한 일이다.

    피해자의 시간과 고통은 30년 전 그날에 멈춰 있다.

    그가 은퇴 소식을 알리자 한 저명 인사는 수많은 소년범이 재기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은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다시 활동하는 순간 수많은 가해자들은 "역시 세상은 유명해지면 과거의 문제도 쉽게 덮어주는구나" 라는 잘못된 처세술을 배우게 된다. 대중이 일관되게 퇴출을 명령한 이유다.

    자비와 선처는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했을 때 피해자만 할 수 있는 행위다. 주위에서 30년 전의 일이고 소년범으로서 처벌을 달게 받았으니 용서해야 한다고 여론몰이할 일이 아니다. 10대라는 이유로 중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며 명예와 엄청난 소득을 축적하는 순간 우리 사회가 유지해야 할 공동체의 미덕과 도덕적 품성은 한순간에 타락한다.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과거의 피해자였던 장성철이란 캐릭터는 주인공(이제훈)에게 "20년 전의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단 하루도 그날을 잊은 적이 없어요. 용서? 나는 절대 용서하지 않아요."라고 얘기한다. 피해자의 고통은 20년, 30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피해자의 시간은 고통을 겪었던 그 시점에 멈췄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시간은 30년 전 그날에 멈췄는데 가해자가 30년 전의 일이라며 용서를 받고 승승장구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일이다. 용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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