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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아니야, 내가 더 고마웠어" 최형우가 KIA에 전한 뜨거운 진심…"울컥해서 애들 이름 절반은 까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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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잠실동, 최원영 기자] 맏형의 마지막 인사였다.

    최형우(42·삼성 라이온즈)는 9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올해 지명타자 후보는 최형우와 강백호(한화 이글스)뿐이었다. 후보 선정 기준이 타이틀 홀더이거나 또는 지명타자로 297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였는데 단 두 명만이 이 조건을 충족했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들의 투표 결과, 최형우가 유효 투표 수 316표 중 309표를 싹쓸이하며 7표의 강백호를 가볍게 제쳤다. 최형우의 득표율은 97.8%로 올해 골든글러브 최고 득표율을 선보였다.

    또한 최형우는 지난해 40세 11개월 27일의 나이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역대 최고령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도 황금장갑을 품는 데 성공하며 최고령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41세 11개월 23일이 됐다. 개인 8번째 수상으로 이름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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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는 올해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74득점, 장타율 0.529, 출루율 0.399, OPS(출루율+장타율) 0.928, 득점권 타율 0.294를 자랑했다. 출루율 및 OPS 5위, 장타율 7위, 홈런 공동 7위를 기록했다.

    2025시즌을 마무리한 뒤 3번째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그는 지난 3일 친정 삼성으로 이적을 택했다. 2년간 인센티브 포함 최대 총액 2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수상 당시 선수의 소속팀이 기준이 돼 최형우는 KIA가 아닌 삼성 소속으로 상을 받게 됐다.

    이날 단상에 오른 최형우는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입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나이'라는 단어와 매년 싸우고 있다. 작년에도, 올해도 내가 이겨낸 것 같아 스스로 정말 뿌듯하다"며 "우리 KIA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고자 한다. (소감이) 조금 길 수도 있으니 이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최형우는 "(양)현종이부터 (고)종욱이, (김)선빈이, (김)태군이, (나)성범이"까지 말한 뒤 감정이 복받친 듯 울컥했다. 잠시 추스른 후 그는 "(김)도영이도 있고 (한)준수, (김)호령이, (이)창진이, (정)해영이, (전)상현이, (조)상우, (김)도현이, 다른 팀으로 간 (박)찬호, (최)원준이, (이)우성이까지 모두 내게 고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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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아니야. 내가 그동안 더 고마웠어"라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최형우는 "항상 추억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그걸 묻고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좋게 만날 날이 오더라. 다들 각자 위치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마지막으로 삼성 팬분들께 내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나이를 많이 먹고 왔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충분히 건강하게 잘 준비해 내년부터 후배들 잘 토닥이며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상식 후 최형우와 만나 왜 감정이 올라왔는지 물었다. 그는 "원래 다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울컥하는 순간 애들 이름을 절반 정도 까먹었다. 그래서 다 말하지 못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한 명씩 이름을 전부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형우는 "이럴 거라 예상은 했다. 근데 (감정이) 딱 터지더라"며 "9년이라는 정말 긴 시간 동안 후배들과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어떻게든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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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다발을 주러 단상에 올라온 이범호 KIA 감독과는 미소를 나눴다. 이 감독은 지난 4일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최형우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이게 진짜 마지막이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서도 최형우에게 직접 축하를 전했다.

    최형우는 "내가 먼저 '분명 그때 마지막이라고 하셨는데, 왜 또 올라오셨어요?'라고 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올해 최다 득표율의 주인공이 됐다는 말에는 "너무 감사드린다. 정작 나는 잘 몰랐다. 크게 이야기해 부각해 주셨다면 좋았을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는 "항상 내 이름 앞에는 나이가 먼저 나온다. 여러 말들도 뒤따르기 때문에 난 나이와 싸운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잘 이겨내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까지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냐는 질문에는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최형우는 "야구를 엄청 오래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매일 주어지는 상황에 맞춰 할 뿐이다"며 "난 무엇인가를 정해놓고 거기에 연연하며 야구하고 싶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형우는 "몸 관리 비법도 따로 없다. 아직 다른 선수들보다 더 버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며 "난 매일 그날의 기록을 잊으려 한다. 다음 날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잘했다고 들뜨거나 못했다고 끙끙거리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되는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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