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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뒤집힌 학폭' 스텝 꼬인 7억팔 신인의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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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북일고 박준현이 2026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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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현(19)은 지난 9월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뽑힌 특급 유망주다.

    키움이 박준현을 지명하기까지 유일한 걸림돌은 학폭 이슈였다. 같은 학교(북일고) 야구부 선수 A가 괴롭힘을 당했다며 박준현을 가해자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것.

    박준현은 “난 떳떳하다”고 했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도 7월 박준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키움은 일말의 의심을 지우고 박준현에게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7억 원)을 안겼다.

    하지만 석 달 만에 결과가 뒤집히는 반전이 일어나면서 박준현의 탄탄대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8일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교육지원청이 박준현에게 내린 조치없음 결정 처분을 취소하고, 서면 사과로 변경한다"라는 결정을 내렸다. 박준현이 A에게 한 욕설 등이 정신적 피해를 입힌 행위, 즉 ‘학폭’이었다고 인정한 것.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건 없지만 시점을 두고 전례가 없는 '번복'이기에 상황이 복잡해졌다. 충남교육청이 애초에 학폭으로 판정했으면 박준현은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었고, 키움에 입단할 일도 없었다. 이제 와서 바뀌었다고 해서 입단을 취소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학폭이 인정된 선수를 그냥 모른 척할 수도 없게 됐다.

    키움은 안우진의 사례가 있기에 더욱 신중하다. 다만 박준현의 경우 서면 사과 1호 처분으로 학폭 가해자에게 내리는 9단계 조처 중 가장 경미한 처벌이다. 신체 접촉 없이 언어폭력에 해당하는 경우다. 안우진은 3호였다. 그러나 그 정도가 가벼웠다고 해서 어중간한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사안이다. 학폭이 최종적으로 인정된 선수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10일 "일단 선수 측 입장을 들어보고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박준현이 취할 수 있는 스탠스 역시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이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후자라면 행정소송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당장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데뷔 시즌 차질이 불가피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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