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성세대에는 안드로메다 문화처럼 어색한 밀레니얼 세대의 이성관과 결혼관. 그들의 고민을 '결준'(결혼준비)부터 '돌끝'(아이의 첫 돌이 끝나는)까지 단계별로 소개합니다. 당사자 인터뷰와 SNS 갈무리한 내용과 함께 전문가의 관련 제언도 따라갑니다.치솟는 집값, 대세는 '반반결혼'
계산적 행태로 곳곳에서 마찰
진정한 결혼 의미 되새길 필요
계산적 행태로 곳곳에서 마찰
진정한 결혼 의미 되새길 필요
삽화=이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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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전월세 가격 폭등이 MZ세대 결혼 풍속도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자가는커녕 전세조차 도 예비 신랑 혼자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남자=집, 여자=집 안 혼수'라는 과거의 역할 분담 대신, 남녀가 결혼준비 및 신혼 주거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반반결혼'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반반결혼' 명분을 내세워 커플 가운데 한쪽이 실제 부담과 비례하지 않는 공동명의 요구로 마찰을 빚거나, 배려와 사랑을 기반으로 때로는 일시적 희생도 감수하는 혼인 생활에서 이기적 모습을 보이는 상황도 관찰되고 있다.
'결준 통장' 만들어, 분담하는 MZ커플
반반결혼 탐색녀: 예전부터 "여자는 혼수, 남자는 신혼집", "여자는 3천, 남자는 1억"이라는 말이 있었잖아. 아무래도 부모님 세대의 생각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댓글남1: 말도 안 되는 소리.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 모아도 집은 못 사고 구경만 가능함.
댓글녀1: 요즘은 똑같이 내고 월세로 시작해. 나는 1억4,000만 원, 남편은 1억2,000만 원 냈어. 반반으로 해야 분란 안 생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댓글녀2: 나도 혼수 대신 집값의 반을 보탰어. 그래서 부부싸움할 때 목에서 쇳소리 낼 수 있음.
댓글남2: 이래서 가난한 집 아들은 인생 난도가 참 높습니다.
댓글녀3: 아직도 여전히 남자에게 기대는 여자도 있음. 집값 비싼 건 여자들도 인지하고 있지만, 자가는 아니어도 전세까지는 바라는 것 같긴 함.
댓글남3: 지금 20, 30대 중 저런 생각 하는 사람 얼마나 있을까. 애당초 남자가 집 해오는 거 웬만한 부자 아니고서야 힘들잖아. 설마 대출받아서 같이 갚아 나가는 걸 집 해왔다고 하진 않을 테니까.
댓글녀4: 1년 반 결혼 준비하면서 결혼에 쓸 수 있는 비용과 손대면 안 되는 비용을 정리했고, 부모님 도움 없이 할부 갚는 방식으로 모아서 준비했어.
댓글남4: 우리는 통장 하나에 돈 모아서 그 돈으로 준비했어요. 굵직한 것들은 부모님들이 조금씩 도와주셨고요.
댓글녀5: 결혼식 비용과 신행은 반반으로 했어. 거주는 남편이 거의 다 했어, 양가 도움 없이. 우린 결혼 준비하며 통장을 합치고 불필요한 지출은 줄였어! 지금도 '내 돈 네 돈' 경계가 없긴 한데, 통장 합치기는 커플마다 다른 거 같아.
댓글녀6: 각자 상황에 맞춰야지. 우리는 '모은 돈 + 준비하면서 벌 돈 + 당장 운용 가능한 현금'을 서로 공개했어. 그런 다음에 '결혼식 + 신행'에 얼마 정도 쓸 수 있을지, 쓰고 싶은지 얘기 나누고 예산을 짰어.
결혼식 준비에 항목별로 금액, 분담대상 항목을 적어 관리한다. 결혼예산어플 지출 내역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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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가 늘었다지만…정말 '반반'이 가능할까
반반결혼 의문녀: 반반으로 하는 사람 많다고 하던데, 난 반반이 좋은지는 모르겠음.
댓글녀1: 반반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음. 어차피 결혼하면 네 돈이 내 돈, 내 돈이 네 돈 됨.
댓글녀2: 사실 내 주변에도 많이 못 봤어. 보통 남자가 한두 살 연상이고, 대체로 연봉이 남자가 더 많거나 모은 돈이 남자가 더 많거나 하는 식. 그래서 남자 쪽에서 더 부담하고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게 거의 대부분이던데.
댓글녀3: 절대 액수보다 커플이 둘 다 가진 거 모두 합친다는 의미에서 '반반'이라고 하는 거라고 생각함. 요즘 부모님 도움 안 받는 경우도 많고.
댓글녀4: 누가 얼마 더 냈고 말고 안 따지고 각자 지출 중입니다. 완벽하게 반반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내고 있어요. 근데 어차피 돈 합친 상태라 의미가 없긴 합니다.
댓글남1: 두 분 모두 하나의 통장에 얼마씩 입금해 두고 그 통장 잔액으로 결제하는 방법도 있어요! '공동 통장' 만들어서 거기에 함께 반반 넣어둔 돈으로 결제했습니다. 일부 비용은 카드 포인트혜택이 클 경우에는 한 사람 카드로 하고 통장에서 차감하는 식으로요.
댓글남2: 결혼식 예산 정리해주는 앱도 있어요. 누가 결제했는지도 정리할 수 있어 편합니다.
댓글남3: 요즘은 은행 앱별로 모임 통장이 활성화되어 있던데, 모임 통장에 반반씩 돈을 모아 넣고 카드를 발급해 결제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오르기만 하는 결혼식 예산과 집값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에게 결혼비용준비는 고민거리다. 공동으로 예산을 준비해 결혼하는 커플이 대다수이지만 일각에서는 이해와 사랑이 필요한 결혼준비에서 계산만 남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SNS 인스타그램 '결혼식 예산' '반반결혼' 관련 연관 게시물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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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음 나오는 형식만 '반반결혼'
반반결혼 반대녀: '반반결혼하자는 남자는 피하라'라는 말이 있던데, 왜 그렇죠?
댓글녀1: 서로 계산적이지만 않으면 나쁘지 않죠. 문제는 반반결혼하려는 남자의 성향입니다. 엄청 계산적이고 조금도 손해 보기 싫어하면 결국 헤어지더라고요.
댓글녀2: 양가에 결혼 얘기 슬쩍 꺼냈는데, 우리 집은 벌써 얼마 필요하냐고 난리인데 남친 집은 조용하네요... 이렇게 집안 문화 다르면 결혼해서도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심란합니다.
댓글녀3: 데이트할 때는 더치페이, 데이트통장 원하길래 다 해줬지. 이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근데 반반결혼이라는 말이 좀 짜치는거 있지? 결혼인데 너무 계산적인 것 같은 느낌이니까.
댓글녀4: 애초에 결혼 생활이 반반이 되나? '반반' 취지 자체는 좋지만 그런 마인드로 결혼하자는 남자치고 제대로 된 사람 못 봤고 결혼 후에도 잘 사는 거 못 봄. 일하는 거, 육아와 집안일, 3만 원짜리 화장품 사는 거까지 골치 아파. 결혼 준비하기도 전인데, 너무 잘 됐다. 답은 나와 있음. 어서 빨리 도망가라.
댓글녀5: 반반 따지는 X치고 괜찮은 X 못 봄. 결혼생활은 양쪽 다 내가 조금 희생해서 상대방 편했으면 이런 생각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순탄합니다.
댓글녀6: 임신∙출산이 있는 한 반반결혼이란 절대 불가능해. 그럼 딩크로 사는 건데, 애도 없고 돈도 각자 벌어 각자 쓰고 공금 갹출이면 동거랑 차이점이 뭐지? 난 그런 건 절대로 결혼한 부부, 가족이 될 수 없고 언제든지 너무 깔끔하게 남남이 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
댓글남1: 남자가 자기 경제 상황 먼저 공개하고 프러포즈하는 게 맞는 거죠. "나는 이 정도인데, 같이 인생 꾸려줄 수 있겠어? 지금은 이렇게 벌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남편이자 아빠가 될게!" 이게 맞는 프러포즈라 생각합니다... 서로 반반씩 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100 퍼센트를 주는 게 결혼입니다.
신혼 집 공동명의 가능할까?
공동명의 요구녀: 시댁에서 3,000만 원, 친정에서 4,000만 원 지원받고 나머지는 남편 명의로 80% 대출받아 신혼집을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남편 단독 명의입니다. 남편은 생활비와 적금은 제 급여로 사용하지만 대출금은 본인 월급으로 내니(자동이체) 본인 기여도가 100%라며 단독 명의를 고집합니다.
댓글녀1: 계산법이 이상하네요. 대출이자 내면 자기가 내는 건가요, 본인은 생활비도 안 내는 건데...
댓글녀2: 부부 사이는 신뢰인데 그렇게 믿음이 없는 건지 너무 서운할 것 같아요. 와이프가 호구도 아니고 어디서 집을 날로 먹으려고.
공동명의 고민남: 여자 친구가 결혼식 준비 및 혼수, 신행은 부담하고 아파트는 제가 부담키로 했습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저의 재산 다 끌어모아 계약하려 하는데, 여자 친구는 명의를 공동으로 하자고 합니다.
댓글녀1: 결혼하는 건데 굳이 한 사람 명의로 해서 서로 감정 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신부도 결혼식, 혼수, 신행 다 준비하는데 아파트만 예랑(예비신랑)님이 준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희도 그렇게 준비했는데 남편이 공동명의하자고 해서 그렇게 진행했어요. 지분 다르게 해서라도 넣어주는 게 서로 좋은 것 같아요.
댓글남1: 여자 입장에선 자기 돈은 날리는 돈이고, 남편 돈은 남는 돈이니까 그렇죠. 결혼식 준비에 쓴 만큼만 지분 준다 하세요. 설마 5 대 5 공동을 원하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댓글남2: 신부도 이것저것 다 하시는 거라면 집 명의는 부부 같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댓글남3: 공동명의 원하면 해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몇 년 이내에 이혼하면 공동명의인 거랑은 별개로 누구 돈이 더 들어갔는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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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준에서 돌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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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조사=변한나, 조철환 오피니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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