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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결국 막 내리는 '돌싱포맨'… 장기 예능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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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3일 SBS '돌싱포맨', 4년 만 종영
    출연진의 결혼·재혼, 결국 하차 사유로
    시청자 감정 피로도 상승, 꾸준히 지적돼


    한국일보

    '돌싱포맨'이 방영 4년 만에 막을 내린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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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싱포맨'이 방영 4년 만에 막을 내린다. 매 회차 마다 출연자들의 현실적인 이혼 경험담과 솔직한 토크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지만 멤버들의 잇따른 재혼과 예능 방향성의 한계 속에서 결국 장기 예능으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 2021년 7월 첫 방송된 SBS '돌싱포맨'은 대한민국 대표 돌싱 연예인 탁재훈·이상민·임원희·김준호가 게스트와 함께 유쾌한 티키타카로 지상파 토크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최근 이상민 김준호 등 주요 멤버들의 결혼·재혼 소식은 프로그램의 출발점이었던 '돌싱'이라는 정체성을 흔들었고 하차 여부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자 제작진은 자연스럽게 종영 수순을 밟는다.

    그간 '돌싱포맨'은 이혼 남성들의 자조적 유머와 솔직한 사생활 공개로 초반 큰 화제를 모았다. 서로의 연애 상황을 비꼬기도 하고 결혼 생활의 실패담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넓혔다. 이들 특유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토크는 이 프로그램의 차별점이었다. 특히 결혼과 이혼을 경험한 이들의 날것 같은 발언들이 매회 화제를 모았던 터다. 또 4년간 시청자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었고 돌싱에 대한 편견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다는 의미가 크다.

    다만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현실 상황에 기반해 있는 만큼 멤버 구성 변화는 곧 콘셉트의 붕괴로 이어졌다. 멤버들의 결혼 여부는 꾸준히 화두에 올랐던 터다. 늘상 출연자들의 연애와 결혼 여부가 이야깃거리의 중심이 됐는데 실제로 결혼까지 이어지자 '돌싱포맨'의 방향성이 흔들리는 그림새가 됐다.

    김준호의 결혼, 이상민의 재혼은 '돌싱포맨' 외 타 예능들에서도 꾸준히 다뤄지는 소재였다. 그간 방송의 주요 소재였던 연애와 결혼 실패담은 출연자들의 새출발에 따라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고 토크와 서사 구성의 동력을 잃었다.

    이는 '미운 우리 새끼' '나 혼자 산다' 등 장수 예능과 비교되는 흐름이다. 두 프로그램은 멤버들의 실생활 변화에 맞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캐릭터 확장이 가능했다. '나 혼자 산다'는 새로운 얼굴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미우새'는 관찰 시점과 스튜디오 토크의 구성을 유연히 조정하며 콘텐츠 성장을 이어왔다. 물론 지금의 '나 혼자 산다'가 현재 박나래 하차로 잡음을 빚고 있으나 무지개 멤버 변동을 떠올린다면 꽤 무난하게 교체를 이뤘다.

    반면 '돌싱포맨'은 폐쇄적인 멤버 체제 속에서 인물들의 서사를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 투입이나 확장 구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기존 멤버의 상황 변화까지 이야깃거리로 삼다 보니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만한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시즌이 이어질수록 연애 실패담, 결혼 실패 경험담 등 비슷한 소재가 반복되면서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점 역시 '돌싱포맨'이 마침표를 찍게 된 요소 중 하나다. 출연자들이 자신의 과거들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신파성이나 진부함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존재했다. 결론적으로 '돌싱포맨'의 종영은, 한 예능이 출연자들의 개인 서사를 반복적으로 소모할 때 맞닥뜨리는 한계를 넘지 못한 사례로 남게 됐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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