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4 (화)

    이슈 프로야구와 KBO

    KBO 역수출 신화, 그 은사 다시 만났다… 그런데 더 좋아졌다고? KBO 지각변동 일어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블랙타운(호주), 김태우 기자] 크리스 플렉센(32·두산)은 2020년 한·일 구단들의 쟁탈전 끝에 두산 유니폼을 입어 큰 화제를 모았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도 될 만한 구위와 잠재력을 가진 어린 투수가 일본을 뿌리치고 KBO리그에 온 것이다. 당시 “두산이 어떻게 플렉센을 데리고 왔나”는 업계의 큰 화제 중 하나였다.

    그런데 시즌 중반까지는 생각만큼 그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도 있었고, 좋은 구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여기에 마운드에서 지나치게 흥분해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도 많았다. 흔히 말하는 ‘경주마’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답답한 시간이 지나가던 그때, 플렉센은 인생의 인사를 만났다. 당시 두산 투수코치였던 김원형 현 두산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 감독도 플렉센의 기본적인 자질을 분명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단지 초·중반에는 100%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고 봤다. 가진 레퍼토리를 잘 다듬으면 더 좋은 투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김 감독은 플렉센에게 하나의 제안을 한다. 김 감독은 “커브가 충분히 좋았는데 스스로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서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으니 더 적극적으로 던져보자고 제안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코치의 권유에 못 이겨 던졌다. 그런데 이게 실전에서 생각보다 쏠쏠하게 먹히자 플렉센의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 적극적으로 커브를 던지기 시작했다. 패스트볼 구위 자체는 당시 리그 최정상급이었기 때문에 뚝 떨어지는 커브까지 다 대처하기는 어려웠다. 헛스윙을 남발하기 일쑤였다. 여기에 김 감독은 플렉센의 심기가 예민해질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선수를 다독였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감을 잡은 플렉센은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하며 잠재력을 터뜨렸고, 시즌 뒤 시애틀과 3년 계약을 하며 화려한 귀환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배운 것, 그리고 성장한 것을 발판으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빅리그 5시즌 동안 32승39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하며 KBO 역수출 신화를 만들었다.

    그런 플렉센은 김 감독과 다시 한솥밥을 먹는다. 두산 코치에 이어 2021년 SSG 감독직에 부임, 2022년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3년 계약을 해 돌아왔다. 메이저리그에서 경력이 다소 내리막이었던 플렉센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계약하며 다시 잠실로 돌아왔다. 타이밍이 딱 맞았다.

    플렉센은 “감독님이 돌아오시는 것을 알고 두산과 계약했다”고 너스레를 떤다. 김 감독은 “이제는 거짓말도 한다”고 웃어넘긴다. 그렇게 다시 만난 김 감독과 플렉센은 2026년에 대한 희망을 보고 있다. 몸을 잘 만들어왔고, 첫 불펜 피칭부터 위력을 과시하며 한시름을 놨다. 올해 팀의 에이스로 활약해줄 것이라는 기대치를 충족하는 첫 피칭이었다.

    플렉센은 1일 두산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호주 블랙타운에서 첫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플렉센은 1월 29일 호주에 도착해 30일부터 훈련에 참가했고, 1일 바로 첫 불펜에 나서 35구를 던졌다. 가볍게 몸 상태를 확인하는 피칭이었지만 모든 관계자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플렉센은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할 당시 이미 총 여섯 차례의 불펜 피칭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호주에 왔다. 가볍게 던져도 충분한 위력이 있었던 이유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같이 했던 때(2020년)보다 커맨드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반색했고, 투수 파트도 “준비를 잘해온 게 느껴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을 받은 포수 김기연은 “속구가 확실히 살아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첫 투구임에도 정말 좋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플렉센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 동료들과 재회한 플렉센은 “컨디션이 좋았고 오늘 투구는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손 감각만 찾는다는 느낌으로 던졌다. 속구 외에도 체인지업과 커브, 커터를 구사했는데 느낌이 좋았다”면서 “이제 막 2월이 됐을 뿐이다. 끌어올릴 것이 더 많다. 빌드업은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 첫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슬로건 Time to MOVE ON처럼 우승을 향해 움직이자'라고 했다. 모든 선수들이 이 기간 외국에서 준비하는 이유는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일 것이다. 이를 위해 모두가 열심히 임하고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은 지난해 9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박찬호를 영입하고 투수 쪽에서의 집토끼를 잘 지키는 등 전력 보강 요소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고난 속에서도 경험을 쌓으며 올해를 기대케 하는 젊은 선수들도 적지 않다. 애당초 기본적인 팀 전력이 9위까지 떨어질 팀은 아니었던 만큼, 올해 포스트시즌을 놓고 다른 팀들과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고 여기에 플렉센이라는 강력한 에이스감이 가세했다. KBO리그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