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밀라노, 정형근 기자]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걸었지만, 그의 시선은 끝까지 선배를 향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김길리는 자신이 존경해 온 최민정과 함께한 시간을 먼저 떠올렸다.
김길리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2초0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에 이은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다.
그는 “계주에 이어 1,500m까지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올림픽 무대에서 1등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결승 막판 커린 스토더드(미국)와 최민정을 차례로 제친 장면에 대해서는 의외로 담담했다. 김길리는 “1,000m 이후부터 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는 느낌은 있었다”면서도 “특별한 생각이 들기보다는 그냥 내 레이스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순간, 김길리는 환하게 웃으며 힘차게 뛰어올랐다. 그는 “정말 올라오고 싶었던 자리였다. 그래서 뭔가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신나게 올라갔던 것 같다”며 웃었다.
생애 첫 올림픽을 돌아보며 그는 초반의 불안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잘 안 풀리는 것 같아서 걱정이 많았고, 계주에서도 혹시 넘어지면 어떡하나 불안했다”며 “그래도 그동안 노력했던 걸 떠올리면서 계속 나 자신을 믿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한 단계씩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주 도중 충돌 이후 날(블레이드)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도 있었다. 김길리는 “날을 여러 번 바꾸며 맞는 걸 찾느라 쉽지 않았다”면서도 “결국 원래 쓰던 날로 돌아왔다. 장비 코치님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고, 나는 그냥 열심히 달렸다”며 공을 돌렸다.
이번 금메달로 김길리는 팀 코리아의 목표였던 금메달 3개를 모두 채운 주역이 됐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목표를 채울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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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는 “어렸을 때부터 민정 언니를 보면서 스케이트를 더 열심히 타게 됐다”며 “선수촌에서도, 경기하면서도 언니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언니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민정의 은퇴 발언을 들었을 때의 심정도 솔직하게 전했다. “장난으로 은퇴 얘기를 할 때는 실감이 안 났는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지막이라고 하시니까 잘 믿기지 않았다”며 “그래도 언니가 있어서, 그리고 언니와 함께 올림픽을 치를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했다.
세대 교체라는 표현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 자리를 물려받는다는 느낌보다는, 그 자리에 함께 설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스러웠다”며 “민정 언니에게서 배운 것처럼 나도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올림픽을 2관왕으로 마친 자신에게 건네는 말은 짧고 담백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고, 긴 올림픽 여정이 끝난 것 같아서 후련하다.”
쇼트트랙 종목의 마지막 경기에서 김길리는 금메달로 미래를 열었고, 전설은 그 곁에서 마지막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는 수줍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을 남겼다.
“민정 언니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수고 많았고, 여전히 언니를 많이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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