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을 앞둔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상대 멕시코가 평가전에서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경기력, 분위기, 안전이라는 세 가지 화두를 동시에 점검한 무대였다.
멕시코는 26일(한국시간) 멕시코 케레타로의 에스타디오 라 코레히도라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4-0으로 크게 이겼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4-1-4-1 전형을 꺼내들었다. 호세 랑헬 골키퍼와 헤수스 가야르도, 에베랄도 델 비야르, 이스라엘 레예스, 리처드 레데스마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으며 에릭 리라가 3선을 지켰다. 2선에는 에프레인 알바레스, 브라이언 구티에레스, 마르셀 루이스, 로베르토 알바라도가 포진했으며 최전방에는 아르만도 곤살레스가 나섰다. FIFA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었던 만큼 주로 멕시코 자국 리그 소속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아이슬란드는 5-4-1로 나섰는데, 안톤 에이나르손(골키퍼), 구드문두르 토라이린손, 구드문두르 크리스티안손, 다미르 무미노비치, 회스쿨두르 군라우그손, 카를 군나르손(수비수), 헬기 구드욘손, 요한 구드문드손, 길피 시구르드손, 아구스트 토르스타인손(미드필더), 에밀 알타손(공격수)가 선발 출전했다.
멕시코는 전반 22분 레데스마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불과 2분 뒤 곤살레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14분 가야르도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쐐기골을 꽂았고, 후반 47분(추가시간) 구티에레스가 마무리 골까지 보태며 4골 차 완승을 완성했다.
경기 내용에서도 격차는 분명했다. 멕시코는 점유율(57%-43%)과 슈팅 수(24-4) 모두에서 우위를 점했고, 전방 압박과 측면 전개를 통해 아이슬란드 수비를 지속적으로 흔들었다.
특히 전반전 연속으로 터진 두 골은 멕시코의 공격 템포와 집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이슬란드는 수비 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노렸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전력 점검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최근 멕시코 내 마약 카르텔 지도자 사살 여파로 발생한 치안 문제로 월드컵 개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가운데 이번 경기는 군, 국가경비대, 경찰이 대거 배치된 '철통 경계' 속에 운영됐다.
현지 언론 '엘 파이스'는 "경기장 안팎에 다층적인 통제선이 구축됐고, 안전을 상징하는 메시지가 강조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관중은 경기 도중 "안전(Seguridad)"을 외치며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과거 관중 폭력 사태의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이날 경기는 월드컵을 앞둔 멕시코의 '준비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경기 후 멕시코의 아기레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경기였다. 다만 세부적인 판단에서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월드컵은 아직 멀었다. 지금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발언에서도 경쟁 구도가 묻어났다. 선제골을 넣은 레데스마는 "멕시코 유니폼을 입는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곤살레스 역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매일 증명해야 한다"며 주전 경쟁을 의식한 듯한 각오를 밝혔다. 골키퍼 랑헬 역시 "오늘 결과가 내 자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지 언론은 "이날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라 월드컵 리허설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경기력은 물론 경기장 운영과 안전 관리까지 포함한 '총체적 준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 정도 경기력이면 기대해볼 만하다"는 반응과 함께 "진짜 시험은 월드컵 본선"이라는 신중론이 공존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은 오는 6월 12일 과달라하라에 있는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 패스D(북마케도니아, 덴마크, 아일랜드, 체코) 승자와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고 19일 같은 곳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이후 25일 몬테레이로 도시를 옮겨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날 멕시코의 4-0 완승은 단순한 스코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조직력과 압박 강도, 세트피스 완성도까지 끌어올리며 '월드컵 모드'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자국 리그 선수 위주로도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선수층의 두께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신호다. 홈 이점과 뜨거운 관중, 그리고 분위기를 등에 업은 멕시코는 본선에서 한층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과달라하라에서 열릴 2차전은 단순한 조별리그 한 경기가 아니라 A조의 토너먼트 진출 구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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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4골짜리 경고장을 던졌다. 이제 한국이 답을 준비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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