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뤄시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2회말을 마치고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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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판부터 심하게 꼬인 대만이다. 에이스는 역투에도 불구하고 남은 조별리그 일정 등판이 불가능하게 됐고, 핵심 타자는 부상까지 당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일정이 더욱 복잡해졌다.
대만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복병’ 호주에 0-3 무기력한 완패를 당했다. 로비 퍼킨스와 트래비스 바자나에 홈런을 허용했고, 타자들은 산발 3안타에 그치며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이날 대만은 첫 승을 거두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선발로 쉬뤄시를 선발 등판시킨 것부터가 그랬다. 파이어볼러로 소문난 오른손 정통파 투수인 쉬뤄시는 지난 시즌까지 대만프로야구 웨이치안 드래곤스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의 강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3년 15억엔에 계약하며 일본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트래비스 바자나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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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답게 쉬뤄시는 이날 잘 던졌다. 4이닝을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최고 구속은 95.4마일(약 153.5㎞)이 나왔다.
다만, 문제는 대만 타선이 너무 무기력했다는 것이다. 대만은 이날 호주 선발인 왼손 투수 알렉스 웰스를 상대로 3이닝 동안 삼진 6개를 헌납하며 노히트에 묶이는 치욕을 당했다. 얻은 것이라고는 볼넷 1개가 전부였다.
2021~2022년 2년간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뛴 적이 있으며, 국내 야구 팬들에는 지난해 키움에서 뛰었고 올해 LG에서 활약하게 된 라클란 웰스의 형으로 잘 알려져 있는 웰스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이 채 안될 정도로 구위가 위력적인 투수는 아니다. 이날 역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87.8마일(약 141.3㎞)에 불과했다.
쉬뤄시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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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묘한 바깥쪽 핀포인트 제구에 대만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대만은 왼손 투수임에도 구위가 그리 뛰어나지 않은 웰스를 얕본 탓인지 이날 5명의 왼손 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가 크게 당했다. 호주는 이날 웰스-잭 오러플린-존 케네디 등 3명의 왼손 투수가 3이닝씩 책임졌는데, 대만은 뒤늦게 오른손 타자들을 대거 대타로 투입해봤지만 승기는 넘어간 상황이었다.
쉬뤄시의 호투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의 이번 WBC가 호주전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쉬뤄시는 이날 53개의 공을 던졌다. WBC는 1라운드에서 한 투수의 투구수를 최대 65개로 제한한다. 30개 이상 던지면 하루 휴식, 50개 이상 투구하면 4일 휴식이 의무다. 연투는 어림도 없다.
쉬뤄시는 50개를 넘게 던졌기에 4일 휴식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만은 이날 호주전을 시작으로 일본(6일), 체코(7일), 한국(8일)까지 하루의 휴식일도 없이 계속 경기를 한다. 이에 4일 휴식을 하는 쉬뤄시는 남은 조별리그 일정에 등판할 수가 없다. 쉬뤄시가 등판하려면 토너먼트에 올라가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불투명하다.
천제셴이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손에 공을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 도쿄 |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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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격으로, 대만은 핵심타자이자 주장인 천제셴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천제셴은 대만이 0-2로 끌려가던 6회초 2사 1루에서 오러플린의 몸쪽 93.6마일(약 150.6㎞) 패스트볼에 손을 강타당했다. 마침 스윙을 하던 도중이라 미처 피하지 못했던 천제셴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의료진 확인 끝에 대주자 쑹청루이와 교체됐다.
천제셴은 대만 타선의 핵심이다. 2024년 프리미어12 한국전에서 고영표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려 한국 야구 팬들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스리런홈런을 날린 천제셴은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8강에 오르기 위해 일본,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대만은 호주와 첫 판을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물론, 남은 조별리그 일정에서 에이스를 쓰지도 못하게 됐고 핵심 타자도 부상으로 이탈할 위기에 처했다.
대만 팬들이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열띤 응원을 벌이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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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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