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목)

    "슈어저 미친 거 아냐?" 동료도 비웃었는데…믿기지 않는 실화, 피아노 덕분에 은퇴 위기 극복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사진] 토론토 맥스 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매드 맥스’를 되살린 건 놀랍게도 피아노였다. 피아노 건반을 치면서 지긋지긋한 엄지손가락 통증에서 벗어나 현역 연장에 성공했다. 사이영상 3회 투수 맥스 슈어저(41·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야기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피아노를 치면서 은퇴 위기를 극복한 슈어저 이야기를 다뤘다. 슈어저는 이달 초 1년 보장 300만 달러 FA 계약으로 토론토에 돌아왔다. 65이닝부터 155이닝까지 10이닝마다 100만 달러씩, 최대 1000만 달러 인센티브도 포함된 계약이다.

    토론토의 5선발로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간 슈어저에겐 ‘피아노 재활’이란 독특한 사연이 있었다. 디애슬레틱은 ‘피아노 연주는 2년간 슈어저를 괴롭힌 오른손 엄지손가락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건반을 두드리는 것이 손가락과 손 근육을 강화하고, 손의 민첩성을 도우며 엄지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원정 숙소에서 슈어저의 피아노 연주를 지켜본 전 동료 투수 크리스 배싯(볼티모어 오리올스)은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슈어저를 ‘모차르트’라고 부르며 농담을 했다. 속으로는 ‘진짜 미쳐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피아노 건반을 치면서 손가락 부상을 회복한다는 게 우스갯소리로 들렸다.

    디애슬레틱은 ‘배싯의 반응은 아주 틀리지 않았다. 슈어저는 이전에 자신을 진찰한 의사들이 엄지 관절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수술적 방법이 없다고 했다. 누구도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고, 슈어저는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우연이 마주한 피아노를 치면서 극복한 슈어저는 “이게 효과가 없다면 멍청한 짓이겠지만 효과가 있으니 멍청한 짓은 아니다”고 말했다.

    슈어저는 지난 시즌 초반 엄지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때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침술, 코르티손 주사 등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했지만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그는 “다음 불펜 투구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그만두려고 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 나지 않지만 이걸로 끝이다, 더는 던질 수 없다, 팔만 다치게 될 뿐이라는 생각이 드었던 적이 있다. 엄지 통증 때문에 투구의 즐거움을 빼앗겼다”고 돌아봤다. 6월말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뒤에도 슈어저는 통증을 참으면서 던졌다. 불펜 투구 전 배싯에게 “이번에도 안 되면 끝이야. 집에 갈 거야”라는 말까지 했다.

    OSEN

    [사진] 토론토 맥스 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7월 중순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슈어저는 우연히 피아노와 마주하게 된다. 슈어저 가족들이 지내는 토론토의 콘도에 마침 피아노가 있었다. 네 자녀 아버지인 슈어저는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자신도 몇 곡 연주했다. 피아노를 만지작거린 뒤 다시 공을 쥐었을 때 엄지 상태가 나아진 것을 느꼈다. 올스타 휴식기 내내 피아노를 쳤고, 후반기 첫 등판에서 손가락 감각이 달라진 걸 확인했다. 이때부터 그는 한 번에 1시간씩 피아노를 쳤다.

    슈어저는 “다양한 건반과 음표, 화음을 연주할 때 손가락은 아주 독특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손가락 끝을 정말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손 근육을 사용하다 보니 손가락이 강해졌다. 그러다 갑자기 엄지 통증이 완화됐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8월 콜로라도 원정 때는 야간 경기가 끝난 뒤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 피아노 잠금을 풀어줄 것을 부탁한 슈어저는 “직원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밤 10시30분에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요청한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걸 해야만 했다”고 절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후 그는 온라인에서 실제 피아노 건반과 같은 무게감이 있는 휴대용 키보드를 구입한 뒤 모든 원정 때마다 호텔 방에서 볼륨을 낮춰 연주했다. 나날이 연주 실력이 향상된 만큼 엄지 통증도 사라졌다. 월드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슈어저가 가장 먼저 한 것도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있는 자택에 피아노를 장만한 것이었다. 피아노 연주를 멈추면 엄지 통증이 재발할 것이라는 확신 속에 지금도 계속 피아노를 치고 있다.

    OSEN

    [사진] 토론토 맥스 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싯은 “슈어저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예의 전당 선수이고, 믿을 수 없는 커리어를 보냈다. 불행하게도 엄지를 다친 상황에서 나라면 은퇴해도 된다고 말했을 텐데 그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걸 뒤졌다”며 “세상에 있는 온갖 치료법 중 피아노가 그의 커리어를 구했다. 정말 맥스 슈어저다운 일이다”고 말했다.

    슈어저의 피아노 실력이 처음에 별로였다는 토론토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은 “슈어저는 ‘41세에 새로운 걸 배우는 건 멋진 일이다. 전혀 모르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니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 새로운 것에 흥분한 것이 느껴졌다”며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상태에서도 새롭게 도전하며 열정을 찾는 슈어저를 치켜세웠다.

    계약이 늦었지만 시범경기에서 슈어저는 3경기 13⅔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5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건재를 알렸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 95.8마일(154.2km), 평균 95.8마일(150.5km)로 41세 나이가 무색한 강속구를 뿌리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waw@osen.co.kr

    OSEN

    [사진] 토론토 맥스 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