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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정현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나흘째 남자단식 2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를 세트스코어 3-0(7-6<7-4> 6-1 6-1)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정현은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 3회전(32강)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 3회전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만약 3회전에서도 승리한다면 16강에 오른다. 이형택(42·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단식 최고 성적 16강 진출과 타이기록이다.

이미 상금 15만 호주 달러(약 1억2000만원)를 확보한 정현은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2라운드에서 페터 고요프치크(62위·독일)를 꺾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정현이 1라운드에서 이긴 미샤 즈베레프(35위)의 10살 아래 친동생이다.

메드베데프는 정현보다 10cm나 큰 198cm 장신으로 강서브가 일품이다. 지난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는 등 최근 8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정현의 정교한 리턴과 코너워크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현은 좌우 코너를 적극적으로 파고들면서 메드베데프를 최대한 뛰게 만들었다.

정현의 끈질긴 수비에 메드베데프는 2세트부터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3세트에선 아예 라켓을 지팡이처럼 땅에 짚고 거칠게 숨을 내쉬기도 해다.

1세트가 최대 고비였다. 정현은 1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4-4 동점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현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메드베데프의 강서브를 정현이 포어핸드로 리턴했다. 이 공이 네트를 맞고 속도가 줄어든 채 상대 코트로 넘어간 것. 깜짝 놀란 메드베데프가 재빨리 달려와 라켓을 내밀었지만 공은 네트를 넘지 못했고 정현의 포인트가 됐다.

행운의 득점으로 동점 균형을 깬 정현은 자신의 두 차례 서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해 7-4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1세트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정현은 2세트 초반부터 메드베데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한데 이어 4-1에서 다시 한 번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와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결국 2세트를 6-1로 손쉽게 따낸 정현은 3세트 마저 간단히 제압했다. 게임포인트 1-1에서 더블 폴트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잃은 메드베데프는 전의를 상실한 듯 잇따라 범실을 쏟아내며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

정현이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5계단이나 높은 메드베데프를 제압하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1시간56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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