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정현(22·삼성증권 후원)이 세계랭킹 4위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16강 진출을 이뤘다.
정현은 2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라에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5500만 호주 달러. 약 463억원) 남자단식 3회전 경기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5-7 7-6 2-6 6-3 6-0)로 눌렀다.
이로써 정현은 성인 무대에 올라온 이래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정현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32강까지 진출한 것은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아울러 이형택(42·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 16강 진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현 이전에 한국 선수가 호주오픈 4회전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또한 정현은 처음으로 톱10 이내 선수를 이기는 기록도 세웠다. 정현은 지금까지 톱10 이내 선수와 8번 싸워 모두 패했다. 하지만 이날 세계 4위 선수를 꺾으면 징크스를 깼다.
이 대회 전까지는 지난해 세계 13위였던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 다비드 고핀(벨기에)을 한 차례씩 물리친 것이 자신의 기록이었다
정현은 즈베레프를 상대로 지난해 바르셀로나 오픈 16강전에서 2-0 승리한 바 있다. 주니어 시절에는 즈베레프에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하지만 시니어로 올라와선 2연승을 기록하며 ‘천적’임을 입증했다.
정현은 1라운드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형인 미샤 즈베레프를 기권승으로 누른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형제를 모두 이기는 진기록도 세웠다.
정현은 22일 열릴 16강전에서도 승리할 경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에 진출하게 된다. 정현의 16강전 상대는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 경기의 승자다.
정현은 1세트를 접전 끝에 5-7로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를 펼치며 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현은 3세트에서 즈베레프의 강서브에 고전했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3번이나 브레이크 당한 끝에 3세트를 내줬다.
벼랑끝에 몰린 정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4세트에서 정현 특유의 끈질긴 랠리 플레이가 살아났다. 반면 즈베레프는 코트 조명 등의 문제로 심판과 말싸움을 벌이는 등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현은 평정심을 잃은 즈베레프를 거세게 몰아붙여 4세트를 이겼다. 이어 5세트를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따내면서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198cm의 장신인 즈베레프는 4세트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정현에게 일방적으로 몰렸다. 경기가 안풀리자 자신의 라켓을 바닥에 집어던지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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