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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스포츠월드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김신욱, 어째 딜레마라고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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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김신욱 딜레마’는 과연 딜레마가 맞을까.

197㎝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30·전북 현대)을 두고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소득 없이 경기를 마쳤다. 유럽 국가의 피지컬이 좋은 수비수를 상대로 특이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유효슈팅 기록은 ‘0’이었다. 이에 김신욱을 두고 ‘아시아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장신공격수 활용에 대한 딜레마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시아용’이라는 단어 자체에 오류가 있다.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 범주에 있기 때문에 대륙 안배에 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도 가능했다. 전력을 기준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가렸다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인 한국 축구는 본선 진출 자체도 힘겹다. 실제로 FIFA 랭킹 3월 기준 10위 칠레, 14위 이탈리아 20위 웨일즈, 21위 네덜란드 등은 이번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4일 신태용호와 맞붙어 2-1로 승리한 북아일랜드 역시 FIFA 랭킹 24위의 강호지만,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밖에 25위 미국, 28위 오스트리아, 29위 슬로바키아, 30위 파라과이, 31위 아일랜드, 32위 스코틀랜드도 세계 32위 안에 속하는 강팀이지만, 월드컵 본선이 진출하지 못했다.

즉, 한국 축구 자체가 ‘국제용’이 아니다. 최근에는 아시아 맹주라는 타이틀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박지성(은퇴)을 시작으로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몇몇 특출난 선수가 있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곧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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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에 접어들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손흥민 조차도 A매치 62경기에 출전해 20골을 기록 중인데, 유럽 국가를 상대로 기록한 득점은 1골(그리스전)뿐이다. 라오스 5공, 카타르 2골, 우즈베키스탄 2골 등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국가를 상대로 12골을 기록했고, 남미 국가 상대 2골, 중남미 국가 상대 2, 아프리카 상대 3골의 분포도를 보인다. 손흥민 개인 능력은 이미 세계 정상으로 향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한국 축구 전체 경쟁력이 강해진 것은 아니다.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선수 개개인을 두고 국제용, 아시아용을 나눌 이유가 없다. 한국 축구 자체가 아시아용인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선수가 가진 능력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신 감독이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해 역습 축구를 노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신욱은 분명 경쟁력이 있는 공격수지만, 지난 24일 북아일랜드전을 통해 선발 자원으로는 불합격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아시아용, 딜레마를 논하기보다는 유럽 국가를 상대로 선발자원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조커로서의 활용이다.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다면 신 감독은 다른 공격 옵션을 찾던지, 김신욱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술적인 고민은 더 해야 한다. 이것이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과정이고 순서이다. 김신욱 딜레마는 불필요한 논란이다. 김신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먼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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