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2주 동안 푹 쉬었던 만큼 비축했던 힘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일까. 속구 계열만 90% 이상 던진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의 복귀 등판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듀브론트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팀이 2-9로 패하면서 듀브론트는 시즌 5패(5승)째를 당했다.
이날은 듀브론트의 복귀 등판이었다. 지난달 20일 수원 KT전(6이닝 1자책점 승리)이 끝난 뒤 왼팔 이두근에 피로도를 느꼈고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2016년 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수술 이후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었기에 잠깐의 휴식기는 예상했던 수순이었다.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고 구위와 제구 역시 안정감을 찾아가는 상황이었다. 정상궤도로 올라선 가운데 잠깐의 휴식기는 듀브론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여름의 레이스를 앞두고서 외국인 에이스로서 듀브론트가 해야 할 역할은 명확했고 짊어져야 할 짐의 크기도 컸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 그리고 3일 사직 두산전 선발 예고됐지만 모두 우천 취소가 되면서 등판이 미뤄졌고 이날 보름 만에 1군 선발 등판 복귀전을 가졌다.
재충전 뒤 듀브론트는 공에 힘을 실었다. 포심의 최고 구속은 최고 149km까지 찍었다. 아울러 커브와 체인지업의 변화구 등의 구사 비율을 줄이면서 포심과 커터, 투심 등 패스트볼 계열의 구종 위주의 패턴을 선보였다. 1군 엔트리 말소 이전 듀브론트의 투구 패턴과는 판이했다. 구위가 조금씩 살아났다고 하더라도 구위보다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커맨드로 상대를 처리해나갔던 듀브론트였다.
두산을 올 시즌 처음 상대했던 듀브론트는 평소와는 다른 패턴을 선보인 셈. 두산 타자들도 자신들이 분석했던 것과 다른 패턴을 마주하자 조금은 당황했다. 듀브론트는 2회까지 32개의 공ㅇ르 던지면서 커브와 체인지업을 전혀 구사하지 않았고 3회까지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3회 들어서야 커브 3개, 체인지업 1개를 섞기 시작했다.
듀브론트는 두산 타선을 한 번씩 상대한 뒤에도 경기 초반의 패턴을 그대로 고수했다. 힘대 힘으로 맞붙는 정공법을 고수했다. 공에 힘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4회 2사까지 듀브론트의 정공법은 통하는 듯 했다.
그러나 4회 2사 후 김재환을 유격수 내야 안타로 내보내면서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패턴의 변화를 가져갈 법도 했지만 밀어붙였다. 결국 2사 1,2루에서 맞이한 최주환에게 2B1S에서 140km 커터를 던지다 우전 적시타로 선제 실점했다. 최주환에게 던진 4개의 공이 모두 커터였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오재원과의 승부는 더더욱 아쉬웠다. 초구 124km 커브를 던져 번트 헛스윙을 유도했고 이후 144km 포심으로 다시 한 번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2S의 카운트를 선점했다. 하지만 3구 째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던지려던 것이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중전 적시타로 연결됐다. 듀브론트는 허리를 숙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듀브론트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이우성에게 141km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월 3점 홈런을 얻어맞고 5실점 째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점수 차는 0-5로 벌어졌다. 결국 5회 김재환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6점 째를 허용했다.
이날 듀브론트는 정확히 100개의 공을 던졌다. 이 중 포심 42개, 커터 26개(최고 141km), 투심 20개(최고 145km) 등 패스트볼 계열의 구종을 88개나 구사했다. 90%에 육박하는 비율이었다. 커브가 9개, 체인지업은 3개에 불과했다. 정공법으로 잡은 듀브론트의 복귀전 테마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공의 힘은 확인했지만 두산 타선은 듀브론트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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