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이슈 [연재] 헤럴드경제 '골프상식 백과사전'

[골프상식백과사전 127] 한화클래식 38년의 역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오지현이 지난해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 첫 승을 기록했다.[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남화영 기자] 이번 주 열리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대회 한화클래식은 연원을 따지면 38년 전인 지난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LPGA투어의 외형을 가지고서 미국, 일본 투어의 인기 선수들을 초청하는 국제 대회 형태를 취하는 것도 이 대회를 열었던 처음 취지와 맥락을 함께 한다. 어떤 역사를 가지고 이 대회가 이어져왔을까?

구옥희의 LPGA 첫승이 계기

지난 1988년 구옥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터콰이즈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둔다. 당시 올림픽 열기가 한창일 때여서 국내에서는 그의 우승 소식이 묻혀버렸다. 여자 프로골퍼 수가 100명도 채 안되던 시절에 거둔 이 우승은 2년 뒤인 1990년 ‘한화컵서울여자오픈’으로 이어졌다. 이 대회는 97년까지 8년간 개최하고 IMF외환위기를 맞아 중단되었다.

첫 해부터 국내 대회와 달리 해외 유명 선수를 초청하는 게 이 대회의 특징이었다. 1990년 경기 고양의 뉴코리아CC에서 열린 첫회 대회는 KLPGA협회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대회였다. 총상금 30만 달러 규모로 미국, 대만, 호주, 일본 등지에서 15명을 포함 약 40명 가량의 외국 선수들이 초청 출전해 국내 프로선수들과 대결을 벌였다.

헤럴드경제

국내 선수들이 해외 우수선수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이 대회에서는 LPGA 상금 랭킹 7위 콜린 워커 등이 출전하였으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통산 70승의 히구치 히사코 등이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당시 간판스타 구옥희와 함께 일본 투어를 뛰던 이영미, 김정수도 출전했다. 우승은 대만의 리웬린이 차지했다.

이듬해 열린 제2회 대회 때는 15개국에서 110여명의 선수가 출전했고, LPGA투어 3승을 한 돈 코가 우승했다. 1992년에 열린 3회 서울여자오픈부터는 대회 장소가 용인프라자CC로 옮겨진 이래 6년간 개최되었다.

당시 기량이 뛰어난 해외 선수들이 대거 초청된만큼 우승은 그들의 차지였다. 1회 대회 때 이영미가 2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2,3회 대회에서 이영미, 구옥희가 각각 3위를 했다. 하지만 대회가 이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의 기량과 성적은 서서히 올라갔다. 5회 대회에 이르러서야 이오순이 우승하면서부터 한국 선수들의 경쟁 무대로 변모했다. 또한 대회의 주관권이 4회 대회부터는 대한골프협회(KGA)에서 KLPGA로 이관되었다. 88년에 창설된 KLPGA는 91년말부터 법인단체로 등록되었기 때문이었다.

헤럴드경제

1997년의 제8회 한화컵서울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부터 우승상금 보드를 받았다.[사진=한화클래식 홈피]


박세리의 3연패

오늘날 한국 여자골프의 전성기를 일으킨 박세리는 1995년부터 97년까지 이 대회를 3연패했다. 그것도 LPGA의 전설 베시 킹과 세계 랭킹 1위 로라 데이비스(영국) 등이 출전한 제6회 대회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우승했다. 이를 통해 박세리는 해외 무대에도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 투어를 향하게 된다.

제6회 대회까지 ‘서울여자오픈골프선수권’ 타이틀을 붙였으나 1996년 제7회 대회부터는 ‘한화컵 서울여자오픈’으로 대회 명칭이 변경됐다. 전 세계 13개국에서 15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했고 박세리가 정일미와 연장전 승부 끝에 우승했다.

1997년 제 8회 대회는 로라 데이비스가 다시 참가해 박세리와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당시 박세리는 LPGA투어 진출을 위한 본선 1차 테스트를 통과하고 9개월만에 귀국한 터였다. 박세리는 이 대회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뒤에 이듬해 미국으로 진출한다.

헤럴드경제

2013년 김세영이 18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KLPGA]


한화금융클래식으로 재개

1998년 대회가 중단되면서 14년이 지난 2011년에 이 대회는 한화금융클래식으로 재개된다. 총상금은 당시 KLPGA투어 중에 가장 많은 10억원이었고, 대회 장소는 원조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이 설계한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였다. 이 대회에서 박세리, 신지애 등 LPGA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가운데 최나연이 우승했다.

2012년부터 5년간은 총상금을 12억원(우승상금 3억원)으로 증액하면서 LPGA대회와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출전 선수들은 LPGA, JLPGA의 유명 선수들이 초청되는 글로벌 이벤트로 위상을 높였다.

특히 11번째 열린 2013년 대회에서는 김세영(25)이 17번 홀 홀인원에 이은 18번 홀 이글로 역전 우승을 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낳기도 했다. 13번째 열린 2015년 대회에서는 세계 랭킹 1위 렉시 톰슨, 제시카 코다(이상 미국) 등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성현(25)이 역전 우승하면서 미국 진출의 계기를 삼았다.

지난해는 메이저로 승격되면서 총상금을 2억원 증액한 14억원(우승상금 3억5천만원)으로 올려 치렀다. 대회 장소를 강원도 춘천의 프리미엄 골프장인 제이드팰리스로 옮기고 대회 명칭도 ‘한화클래식’으로 바꿨다. 태국의 아리야 쭈타누깐을 비롯한 미국, 일본의 유명 선수들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오지현(22)은 3라운드에서 7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른 뒤에 마지막날 2위 김지현2(27)와는 2타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8년 전에 시작된 한화클래식은 비록 명칭은 서너번 바뀌었고 중단되면서 15회를 치렀지만 세계적인 선수를 초청해 최고의 코스에서 최고의 상금으로 경기를 치른 원칙은 줄곧 지켜졌다. 이 대회의 우승자는 매년 한 시즌의 주요 선수였고 그런 전통이 꾸준히 이어졌다.

sport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