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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A-POINT] 통한의 무승부, 벤투호 첫 나들이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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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벤투호의 첫 나들이가 통한의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호주를 상대로 종료 직전 실점한 것이다. 따뜻한 품을 떠난 원정길은 역시 녹록치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5시 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11월 A매치 평가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원정에서 승리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지만, 벤투 감독 부임 후 5경기 무패행진(2승 3무)을 이어갔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맞은 호주전은 축배의 장이 될 뻔했지만 돌연 김이 빠지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마시모 루옹고의 동점골로 1-0의 스코어가 1-1이 된 것이다.

벤투호 출항 후 떠난 첫 원정길, 안방이 아닌 적지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전반 21분 원샷 원킬 능력을 보여준 황의조의 선제골로 답답한 체증을 단번에 내려가게 만들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것도 상대의 안방에서 말이다.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황의조의 폼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인 경기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낸 황의조는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도 최근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호주 원정을 떠나기 전 "대표팀에서도 지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기어코 지켜낸 것이다. 벤투 감독도 "황의조는 좋은 선수다.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가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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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축들이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낸 황인범과 김민재도 호주전에서 얻은 '득'이었다. 손흥민을 대신해 에이스의 상징 '7번'을 단 황인범은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3선에서 서서히 그라운드에 녹아들었고, 감각적인 패스와 영리한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센스 있다'며 황인범을 콕 집어 칭찬했던 벤투 감독도 뿌듯해할만한 모습이었다.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김영권과 함께 센터백 조합을 맞춘 김민재는 경기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대와의 몸싸움에도 쉽게 밀리지 않았고, 패스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반 23분 득점 상황에서 황의조에게 한 번에 찔러준 롱패스가 특히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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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도 분명 존재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이 강조했던 철학과 스타일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전에는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면서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벤투 감독도 "기록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선수 변화에도) 동일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했지만 전반전에 잘 나오지 않았다"며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인정했다.

손흥민, 기성용, 정우영, 황희찬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플랜 B'가 아닌 '팀 벤투'를 보여주리라 다짐했지만, '플랜A'와 '플랜B'의 전술 소화 능력에는 분명 차이가 있음을 재확인한 시간이었다.

벤투호는 이틀 뒤인 20일 저녁 7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호주에서 펼쳐지는 2연전을 두고 "아시안컵 전 다양한 선수들을 관찰할 기회"라고 밝혔던 벤투 감독, 그의 말처럼 호주 원정길에 오른 선수들에게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가 되기 위해서라도 우즈벡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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