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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 눈도장 급한데 … 십년감수한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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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주전 굳히기/후반 핸들링 반칙 페널티킥 아쉬움/팀내 입지 굳혀 대표팀 재승선 기대

이승우(20)는 최근 불고 있는 축구붐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특유의 스타성으로 젊은층들의 이목을 끌었고, 이후 열린 대표팀 평가전에서도 많은 팬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얼굴이 전광판에 비치기만 해도 경기장에 환호성이 울려퍼질 정도다. 다만, 이런 인기가 대표팀 출장시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파울로 벤투 대표팀 감독은 취임 첫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에서 단 7분만 이승우에게 출전기회를 주었고, 이후로는 내내 그를 벤치에만 앉혔다. 급기야 11월 호주 원정 평가전에서는 아예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벤투 감독은 “소속팀 활약이 미미하다. 소속팀 활약이 적어도 대표팀 발탁할 수 있지만 이미 동일 포지션에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고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이승우가 아시안컵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소속팀 활약을 늘리며 벤투호 재승선의 희망을 키웠다. 그는 10일 이탈리아 베네벤토 스타디오 치로 비고리토에서 열린 베네벤토와의 2018~2019 세리에B 15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1-0 승리에 일조했다. 후반 초반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핸들링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기도 했으나 상대 키커의 실축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이승우는 큰 실수를 범했음에도 빠르게 교체되지 않았고, 후반 42분이 돼서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는 지난달 24일 팔레르모와의 14라운드에서도 87분이나 그라운드에서 활약했다. 오프시즌 동안 새로 지휘봉을 잡은 파비오 그로소 감독에게 마침내 신뢰를 얻어낸 모양새다.

세계일보

이승우(왼쪽)가 10일 이탈리아 베네벤토 스타디오 치로 비고리토에서 열린 베네벤토와의 리그 경기에서 결승골이 터지자 팀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헬라스 베로나 구단 홈페이지


13라운드까지 이승우는 거의 출장기회를 받지 못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문제를 해결하고 9월 중순 팀에 복귀했지만 11월 중순 12라운드까지 4경기 85분 출장에 그쳤다. 아시안게임 여파로 오프시즌 팀훈련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새 감독의 전술에 빠르게 녹아들지 못했던 타격이 컸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동안 팀도 추락했다. 리그 초반 4승 1무로 쾌조의 출발을 보이며 1부리그 재승격의 희망을 밝혔지만 이후 7경기에서 1승2무4패로 급격히 주저앉았다. 그로소 감독으로서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가 필요했고 당돌한 성격의 이승우는 이 조건에 딱 맞았다.

감독의 의도대로 이승우의 출장 이후 1승1무라는 분위기 반전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분간 그의 선발 출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내년 1월 아시안컵 출장을 앞둔 벤투 감독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호주 원정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27·알두하일)가 부상 낙마해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대표팀의 ‘인기스타’ 이승우가 남은 시간 동안 벤투 감독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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