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7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SON 쓰니…벤투호 보는 눈이 달라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과 황의조(가운데)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중국전에서 승리하며 위상을 되찾았다. 1·2차전 이후 국내외 언론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을 상대로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시안컵 16강 진출국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쏟아지는 우려 속에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전술을 끝까지 밀어붙인 파울루 벤투 감독의 뚝심과 손흥민 합류가 대표팀의 토너먼트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C조 중국과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12분 황의조의 페널티킥과 후반 6분 김민재의 추가 헤딩골이 터지면서 조별리그에서 처음으로 3승(승점 9점)을 기록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오는 22일 A·F조 3위 팀과 경기를 치른다. 현재로선 A조 3위인 바레인(1승1무1패)과 맞붙을 확률이 가장 높다.

벤투 감독은 중국전에도 필리핀·키르기스스탄전과 같은 4-2-3-1 전술을 들고나왔다. 달라진 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체력 문제로 선발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벤투 감독은 선수 의사와 국가대표(포르투갈) 경험을 바탕으로 출전을 결정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혹사 논란과 달리 실제로 손흥민은 많은 활동량이 요구되는 최전방이나 측면 공격수가 아닌 중앙에 배치돼 체력적인 부담을 덜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대표팀 전체 경기력을 뒤바꿨다. 손흥민은 선제 페널티킥을 만들어내고 추가 골에도 도움을 기록하는 등 표면적 활약도 컸지만 무엇보다 1·2차전 후 고질적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부정확한 크로스 문제를 말끔히 해소시켰다. 실제로 코너킥 상황에서 쇄도하는 김민재의 머리로 연결되는 정확한 크로스는 물론 후반 12분 중국 골키퍼를 넘어 문전 우측으로 깊숙이 쇄도하던 정우영에게 연결된 크로스는 상대팀으로선 기존에 찾아볼 수 없던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모두 7개의 크로스를 날려 6개를 성공시켰다.

벤투 감독의 뚝심도 경기력 향상의 비결로 꼽힌다. 벤투 감독은 1·2차전 밀집수비에 고전하면서도 새로운 전술 대신 기본 전형을 유지하고 부족한 점을 메우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통했다. 패스 미스 상황은 눈에 띄게 줄었고, 공격 연계 과정도 매끄러웠다. 특히 앞선 경기에서 부진했던 황희찬은 벤투 감독의 조언과 중용에 힘입어 중국전에서 저돌적인 돌파 능력이 살아났고 찬스에서 과감한 슛을 날리며 달라졌다.

황희찬은 경기 후 "선수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여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경기에 앞서 벤투 감독님이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말도 해주셔서 간절한 마음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벤투호 출범 이후 한국대표팀은 A매치 10경기에서 무패(7승3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는 1997년 전임 국가대표감독 체제가 시작된 이후 최다 경기 무패 행진이다. 조별리그 초반 답답한 경기력에 가려졌지만 벤투호는 아시안컵 3경기 무실점을 포함해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4실점밖에 하지 않는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별리그 1·2차전 부진을 이유로 평가절하됐던 우승 후보 위상도 중국전 이후 회복됐다. 경기 전 한국을 도발했던 중국은 경기 후 격차를 인정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0대2라는 점수가 손흥민이 있는 한국과 중국 간 격차를 나타낸다"고 전했다.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 효과와 함께 마르첼로 리피 중국대표팀 감독 인터뷰를 소개했다.

리피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은 확실히 우리보다 빠르고 강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말했다.

한국이 조 1위로 진출하면서 D조 1위이자 '최대 난적' 이란은 결승까지 피하게 됐지만 어차피 8강부터는 쉬운 상대가 없다. 전력 평가대로 토너먼트가 진행된다면 8강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라크가 되고 4강에서는 호주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는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2승1무를 기록했지만 이란에 골득실 차에서 밀려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패로 시작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17일 예멘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확보해 4개 조 3위에 주어지는 16강 와일드카드를 사실상 확보했다. 반면 예멘은 3패,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이번 아시안컵을 마감했다. C조 2위로 진출한 중국은 16강에서 태국과, 필리핀을 3대1로 이기고 3위로 진출한 키르기스스탄은 16강에서 개최국 UAE와 경기를 펼친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