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키 파울러가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최종 4라운드 11번 홀에서 그린을 살피는 사이 공이 스스로 굴러 페널티 구역(물)으로 들어가자 어이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PGA투어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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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11번 홀에서 리키 파울러(미국)가 친 칩샷은 물기를 머금은 그린에서 멈추지 않고 뒤편 페널티 구역(과거 워터해저드)으로 빠지고 말았다. 1벌타를 받고 드롭을 한 파울러가 그린을 살피는 사이 공은 경사를 타고 구르더니 다시 물에 빠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경기위원회는 1벌타를 추가로 부과했다. 파울러는 공을 그린에 올린 뒤 약 5m 거리의 퍼트를 집어넣었지만 스코어는 트리플 보기가 됐다. 5타 차 선두가 순식간에 1타 차로 좁혀졌다.
경기위원회는 골프 규칙 9.3과 17.1d를 적용한 것이었지만 경기가 진행되는 사이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불공정하다" "끔찍하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규칙 9.3은 "자연의 힘에 움직인 공은 그린을 제외하고는 멈춘 자리에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울러는 물에서는 플레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규칙 17.1d(페널티 구역에 있는 공에 대한 구제)에 따라 1벌타를 받은 후 구제를 받아야 했다.
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최종 4라운드. 파울러는 비가 내리는 데다 벌타 논란까지 더해진 상황 속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파울러는 이날 버디 3개에 보기와 더블 보기, 트리플 보기 1개씩을 합쳐 3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브랜던 그레이스(남아공·15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파울러는 우승 후 약혼녀와 키스를 나누며 통산 5승째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7년 2월 혼다클래식 이후 2년 만의 우승이다.
리키 파울러는 2년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통산 5승째를 기록했다./PGA 투어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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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파울러는 손쉽게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5번 홀(파4)에서 러프와 맨땅 등을 전전한 끝에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타수를 줄이지 못해 전반을 4타 차 간격을 유지하면서 끝냈다.
파울러는 후반 들어 10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아 5타 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11번 홀에서 3타를 까먹은 데 이어 12번 홀(파3)에서도 보기를 범했다. 그 사이 12~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그레이스에게 1타 차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파울러는 15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하며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가 됐고, 17번 홀(파4)에서도 1타를 줄여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앞서 그레이스는 17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더블 보기와 트리블 보기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오른 파울러는 "즐겁지 만은 않았지만 이런 역경을 극복하는 것도 골프의 일부분이다"고 했다. 파울러는 특히 이 대회에서 두 번의 준우승(2010·2016년) 끝에 우승해 기쁨이 더 했다.
임성재(21)는 2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공동 4위로 출발했던 안병훈(28)은 5타를 잃는 바람에 8언더파 공동 20위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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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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