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만큼 코스나 날씨에 따라 클럽 구성에 큰 변화를 주는 선수도 없다. 미켈슨은 최근에는 4종류의 모델로 아이언 세트를 구성했다./캘러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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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 게임의 마법사’ 필 미켈슨(미국)은 ‘실험 정신’이 강하다. 드로와 페이드 구질에 적합한 2개의 드라이버를 들고 나오는가 하면 골프백에서 드라이버를 빼고 웨지를 4개나 넣기도 한다. 미켈슨만큼 코스 세팅이나 날씨에 따라 골프 클럽의 세트 구성에 큰 변화를 주는 선수도 없다.
미켈슨은 통산 44승째를 달성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클럽 세트를 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아이언이었다. 전부 캘러웨이의 제품이긴 하지만 무려 4종류의 아이언으로 한 세트를 구성했다. 3번으로 사용한 유틸리티 아이언은 ‘X 포지드’, 4번 아이언은 ‘에픽 프로’, 5번은 ‘X 포지드 18’, 6번부터 피칭 웨지까지는 ‘에이펙스 MB 18’ 모델을 사용한 것이다.
미켈슨은 지난해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에서 우승할 당시에는 2가지 모델(에픽 프로와 X 포지드 18)로 아이언을 구성했었다. 현재와 같은 아이언을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김흥식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전무는 "프로 골퍼들의 경우 롱 아이언 정도만 다른 모델을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미켈슨처럼 4가지 모델을 혼용해 한 세트로 구성한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이어 "미켈슨의 아이언 구성 특징을 보면 4번 아이언까지는 비거리와 관용성이 뛰어난 모델을 선택했고, 6번 아이언부터는 컨트롤 성능에 중점을 둔 모델, 그리고 5번 아이언은 그 중간이다. 각 모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세트 구성으로 보인다"고 했다.
필 미켈슨의 아이언 세트. 4번은 에픽 프로, 5번은 X 포지드 18, 6번은 에이펙스 MB 18 모델로 제각각이다./PGA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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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 게임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웨지도 남다르다. 웬만한 프로 선수들은 실수를 할까봐 사용을 꺼려하는 64도 웨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미켈슨은 이 웨지로 신기에 가까운 플롭 샷을 선보이곤 한다. 그가 사용하는 모델은 ‘맥대디 PM 그라인드 19’이다. ‘웨지의 명장’ 로저 클리브랜드와 함께 만든 것으로 ‘PM’은 필 미켈슨의 약자다. 이번 대회에서 미켈슨은 54도, 60도, 64도 웨지를 가지고 나왔다.
미켈슨은 클럽 변화뿐 아니라 지난 몇 년간 가장 기본적인 장비인 몸도 ‘피팅’을 했다. 4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비거리 감소를 체감한 미켈슨은 식생활 개선과 운동을 통해 체력을 관리했다..
미켈슨은 지난해 미국 골프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헬스장에 간다. 2005년에 비해 체중은 7kg 줄었고, 나이가 들었지만 체형은 훨씬 좋아졌다. 육체적으로 젊어진 느낌이다"고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지난해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4년8개월 만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세 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벌써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기록했다.
1992년 PGA 투어에 데뷔한 미켈슨은 그동안 한 번도 세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26년 동안 한 번도 세계 랭킹 5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이번 대회까지 598차례 대회에 나서 통산 500회 컷 통과 이정표도 세웠다. 끊임 없는 탐구 정신과 자신을 향한 채찍질이 이런 꾸준함의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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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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