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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베테랑의 한방…벤투호 구한 이청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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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에서 이청용이 헤딩골을 넣고 있다.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A매치 평가전 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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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베테랑 이청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볼리비아를 제압했다. 부임 후 포메이션 변화에 인색했던 벤투 감독은 '투톱'을 내세우는 등 기존과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도 많은 골을 넣지 못한 부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대표팀은 2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치른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40분 이청용의 헤딩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직전 두 경기 볼리비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던 대표팀은 세 번째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날 벤투호는 기존 4-2-3-1 포메이션이 아닌 4-1-3-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토트넘)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추고 중앙에 황인범(벤쿠버), 좌우 날개에 나상호(FC도쿄)·권창훈(디종)을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주세종(아산)이 서고 중앙 수비수는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권경원(톈진 톈하이), 측면 수비는 홍철(수원)과 김문환(부산)이 나섰다.

반면 대표팀에 처음으로 합류한 이강인과 백승호는 이날 끝까지 벤치를 지켜 아쉬움을 남겼다.

많은 골을 넣지 못했지만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득점이 없었던 손흥민은 이날도 골을 넣지 못했지만 클래스 차이를 입증했다.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몇 번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고 전반 42분에는 단독 드리블 후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치고 날린 슛이 골 포스트를 아쉽게 비껴나갔다.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도 정확한 드리블을 이어나간 월드클래스의 품격이었다.

아킬레스 건 부상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권창훈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전반 24분 하프라인에서 볼을 잡은 후 수비수 세 명을 따돌리며 페널티 박스까지 질주한 모습은 아시안컵 당시 상대팀 밀집 수비를 상대로 아쉬웠던 중원 돌파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이 밖에도 중거리 슛과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 등으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그가 왜 주전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안정감을 이 경기에서도 보여줬다. 볼리비아의 역습 찬스 때마다 일선에서 패스를 끊어주면서 상대 공격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우월한 사이즈(190㎝)를 이용한 제공권 다툼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 실력으로 자신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켰다. 수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표팀의 자존심을 세운 건 이청용이었다.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이청용은 오버래핑으로 왼쪽을 돌파한 홍철의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청용은 이 골로 경기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에두아르도 비예가스 볼리비아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이 볼리비아보다 축구 강국임을 다시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벤투 감독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기력을 펼치느냐도 중요하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무패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9월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칠레·우루과이·파나마·볼리비아를 상대로 3승 2무다. 아시안컵을 포함한 부임 성적은 8승4무1패로 유일한 패배는 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이다.

하지만 골 결정력 부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특히 볼리비아는 해발 3600m에 달하는 고산지대 홈 경기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원정경기에선 남미 지역에서도 약체에 속한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한국과 비긴 것이 월드컵에서 올린 유일한 승점(1)이며 이후 열린 6차례 월드컵에선 모두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최근 20년 동안 코파아메리카컵(중남미)에서 거둔 최고 성적도 8위에 그쳤을 정도다.

실제로 이날 대표팀이 시도한 슈팅 수는 21개에 달했지만 유효슈팅은 4개에 그쳤다. 후반 킥오프 상황에서 시도한 손흥민 헤딩슛, 황인범의 오른발 슛, 황의조의 후반 강슛은 모두 수비수에게 막히거나 골대를 아쉽게 벗어났다.

벤투 감독이 시도하는 전술 변화는 오는 26일 콜롬비아전을 통해 제대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콜롬비아는 이날 일본과 치른 평가전에서 페널티킥으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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