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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스포츠타임 인사이드] SK 정현 영입 작전, 현장-프런트 찰떡궁합에 일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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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무래도 내야 뎁스가 약하다”

염경엽 SK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을 때도 걱정이 많았다. 팀이 승부처에서 강해지며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은 것은 좋았다. 하지만 감독의 눈에는 항상 부족한 것이 보이기 마련이다. 특히 내야 쪽의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시즌 전 구상과는 많은 것이 달라지고, 또 바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부정적 이슈가 많았다.

염 감독의 내야 구상은 플로리다 캠프 당시 일찌감치 확정됐다. 1루 제이미 로맥, 3루 최정은 확고부동했다. 유격수는 수비가 가장 좋은 김성현을 낙점했다. 2루는 최항과 강승호를 상황에 맞게 쓴다는 생각이었다. 여기에 1루부터 3루까지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베테랑 나주환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내야 6명은 확정이었다. 여기에 박승욱 안상현 김창평을 예비로 준비시켜 비상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승호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이탈했고, 최항은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은 김창평의 엉덩이 부상도 악재였다. 박승욱 안상현은 장단점이 뚜렷했다. 한 시즌을 맡길 만한 확신은 아직 없었다. 그때부터 염 감독은 트레이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조용히 내야수를 물색했다. 수비 활용도가 높으면 가장 좋았다. 주전은 상대 팀에서 내줄 리 없었다. 그래서 비주전을 물색했다. 눈에 띈 선수가 정현(25)이었다.

정현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7년에는 124경기에서 타율 3할을 치기도 했다. 내야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부진해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이석증으로 애리조나 캠프 막판 귀국했다. 상태가 쉬이 호전되지 않아 시즌 출발도 한참 늦었다. 그렇게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트레이드에는 도움이 됐다.

염 감독은 이미 오래전에 정현 조사를 마쳤다. 염 감독은 “나주환이 잘하고 있지만 나이가 적지 않다. 장기적으로 나주환의 임무를 소화할 선수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현은 당장의 주전 경쟁은 물론 최악의 경우 그 임무라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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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줄 선수가 문제였다. kt도 정현이 아까운 만큼 확실한 보상을 원했다. 투수에 욕심을 냈다. 현장이 깊게 개입하기는 어려웠다. 단장 경험이 있는 염 감독은 프런트의 전문성을 존중하겠다는 공언과 함께 감독 자리에 앉았다. 당연히 극도로 조심스러웠다. 단장 시절처럼 진두지휘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때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한 손차훈 SK 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탐색전을 거쳐 성사 분위기가 무르익자 과감하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현과 우완 조한욱을 메인 카드로 두는 대신, 1대1로는 안 맞는다는 의견이 있어 카드를 하나씩 더 추가하기로 했다. SK는 외야수 오준혁을, kt는 내야수 박승욱을 추가로 교환했다. 트레이드는 19일 밤 전격적으로 성사됐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트레이드가 은밀히, 그리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현장과 프런트의 생각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현장과 프런트가 어떤 사안마다 일일이 의견을 주고받고 전략을 다시 짠다면 당연히 시간은 늘어진다. 그러나 손차훈 단장과 염경엽 감독은 그런 괴리가 없었다. 현역 시절 한솥밥을 먹었고,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은 프런트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팀 구상은 물론 선수를 보는 성향까지 서로서로 너무 잘 안다.

손 단장의 기민한 움직임 덕에 염 감독은 정현이라는 카드를 예상보다 빨리 쥐게 됐다. 내야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숨을 돌렸다는 게 SK의 속내다. 손 단장도 현장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물론 트레이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SK 와이번스라는 조직이 유기적인 흐름 속에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트레이드로는 부족함이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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