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OSEN=우충원 기자] "고소 안합니다. 선은 지키세요".
권아솔은 지난 18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도전자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패하며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는 물론 상금도 내줬다. 이후 권아솔은 자신의 기사에 수많은 팬들이 악플을 달아 고통어린 마음을 전한 메시지를 SNS에 남기기도 했다.
패배를 맛본 권아솔은 그 이상의 아픔을 맛봤다. 경기를 마친 뒤 조롱과 비난이 권아솔을 향했다. 악플은 넘쳤고 정문홍 로드FC 전 대표는 권아솔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정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SNS에 " 100만불 토너먼트는 3년 전에 내가 기획한 것이었다. 홍보를 위해 권아솔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권아솔이 상처를 입던 말던 대회의 홍보를 위해 악역을 맡았다”며 “2년 6개월은 아무리 우수한 선수라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에는 어려운 기간이었다. 알면서도 대회의 성공을 위해 권아솔을 내세웠다. 이제 상처입은 권아솔을 편히 쉬게 하고, 비난의 화살은 나에게 퍼부어 달라”고 밝혔다.
정 전 대표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곧바로 권아솔은 응답했다. 오히려 정문홍 전 대표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그는 같은 날 "너무 화가 납니다. 욕하십시오. 저는 멍청해서 법정에 서는 것도 귀찮아 할 뿐더러 제 명예가 어디 있다고 누굴 고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라며 “욕하는 사람들 중에 십 원짜리 하나 보태줬습니까. 그냥 힘들게 어렵게 운동하는 운동선수일 뿐입니다. 선을 지키지 못하는 여러 사람들 때문에 저까지 이런 글 남깁니다. 고소 안합니다. 그 대신 선은 지키세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문홍 전 대표와 권아솔에 대한 비난이 더해지는 가운데 함께 운동을 한 이들은 둘을 감쌌다. 로드FC서 함께 활약하는 김태인은 권아솔에 대해 "어느 누가 뭐라고 떠들던, 나에겐 형이고 영웅이다. 같이한 세월, 같이 걸어온 길, 너무나 잘 알기에 지금 현역선수 중에 누구라도 권아솔 만큼 욕이든, 칭찬이든 짊어지고 갈 선수 단 한명도 없다. 타이틀이 있던, 없던 박수받아야한다. 대한민국 단체를 전 세계에 알린 선수가 누가 있었나. 자랑스러워해야 마땅하고 박수받아야 당연하다. 해외 선수와 팬들은 그에게 박수친다"고 전했다.
또 같은 단체가 아닌 맥스FC에서 뛰고 있는 명현만도 권아솔에 대해 칭찬했다. 명현만은 ""길진 않지만 몇 년 봐왔던 그 선수(권아솔)는 헌신적이고 의리 있는 선수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크게 '희생'할 줄 아는, 조금은 무던하고 투박한 사람이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격투기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권아솔이 말한) '누군가는 해야 했다'는 말, 와닿습니다. 같은 선수로서 봤을 때 (최종전) 부담과 압박 그리고 공백 기간 등이 어마어마하게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겁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요한건 일반인은 그 과정을 조금이라도 (곁에서) 봤다면 절대 욕 못해요. 단체는 다르지만 같은 시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로서 글을 씁니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운동을 하고 노력한 이들이 보는 권아솔은 일반인들과는 다르다. 권아솔에 대한 무조건적인 옹호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지켜보면서 느낀 감정들로 인해 옹호하는 것이다.
권아솔의 이야기를 다시 살펴보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는 "그냥 힘들게 어렵게 운동하는 운동선수일 뿐입니다. 고소 안합니다. 그대신 선은 지키세요"라고 말했다. 선을 넘는 비난은 폭력이다.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 10bird@osen.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