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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SW인터뷰] “팀에 도움 되진 않지만”…두산 박건우, 아플수록 채찍질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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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몸도 마음도 성치 않다. 박건우(29)는 그럴수록 자신을 채찍질했다.

박건우는 두산의 주전 우익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올해도 중심타선에서 맹활약 중이다. 28일까지 팀 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342) 다음으로 높은 타율(0.333)을 유지했다. 리그 전체 타자 중 5위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382로 훌륭했다.

하지만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수포가 생겼다. 매년 한 번씩 겪는 부상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건우를 배려하기 위해 28일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서 그를 제외하려 했다. 그런데 박건우는 이날 선발 출전해 9회까지 빠짐없이 경기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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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는 “제가 출전한다고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물집이 터졌다. 새 신을 신었을 때 발에 물집이 생겨 벗겨지는 것과 비슷한 증상이다”며 “통증 때문에 손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병원에선 일주일 정도 쉬어야 한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초반 팀에 유난히 아픈 사람이 많았다. 나까지 빠지고 싶진 않았다”며 “꼭 연승하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건우는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안타 2개 모두 2루타로 장타력까지 뽐냈다. 그의 바람대로 두산은 삼성을 4-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부상 투혼은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팀 내 우익수 중에는 내가 비교적 경험이 많으니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 코치님 등 모두가 늘 나를 믿어주셔서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마디를 덧붙이려던 박건우는 “솔직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망설인 그는 “지금은 잘해도 쓴소리를 많이 듣는 때인 것 같다. 프로선수의 숙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뒤 “나를 욕하는 건 괜찮은데 가족에 대한 얘기 등 심한 말이 많더라. 댓글을 안 보려 한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박건우는 “내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그걸 잘 해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항상 마음처럼 되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두산에서, 잠실야구장에서 뛴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더 잘하겠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최원영 기자·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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