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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저니맨 생활 청산 바라보는 박진우, NC 반전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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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NC 선발투수 박진우가 역투하고 있다. 2019. 6. 2.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7년 동안 반복된 떠돌이 생활에 끝이 보인다. NC 사이드암 투수 박진우(29)가 토종 선발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신을 향한 의심에 호투로 응답하며 올시즌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박진우는 2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81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3피안타 0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1회말 신민재와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으나 이후 단 하나의 안타만 허용하며 LG 타선을 압도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구종은 세 가지에 불과했으나 세 가지 구종을 마음대로 제구했다.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과감함까지 자랑하며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쉽게 빼앗았다. 박진우의 호투 속에 NC는 양의지의 홈런 두 방과 이상호와 박석민의 적시타로 LG를 4-1로 꺾고 3연패서 탈출했다. 박진우는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올시즌 전까지만 해도 박진우는 무명선수에 가까웠다.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한 그는 2015년 11월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2016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고 시즌 후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 입대 2년차를 바라보던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다시 NC에 지명되면서 친정팀에 돌아왔다. 2018년 9월 전역하며 군복무를 마쳤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박진우의 소속팀을 뚜렷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역 후 NC로 돌아오기 전까지 1군 통산 경기수가 11경기에 불과했고 선발 등판 또한 전무했다. 양의지 또한 “2016년 두산에서 진우와 함께 했지만 진우의 공을 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NC에 와서 사실상 진우를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단 7년차인 올시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리고 있다. 개막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리며 반전을 시작했고 이날까지 NC 토종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재학이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됐고 김영규가 시즌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불펜진으로 내려간 것과 달리 박진우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개막 2연전 중간 등판이후 12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방어율을 3.50으로 내렸다. 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NC 투수 중 드류 루친스키 다음으로 뛰어난 수치다. 지난해 최하위로 추락했던 NC는 부쩍 향상된 마운드를 앞세워 중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NC 이동욱 감독은 박진우에 대해 “전역 후 팀에 합류한 지난해부터 제구력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고 체인지업도 좋기 때문에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찌감치 선발투수로서 박진우의 활약을 기대했음을 밝혔다. 박진우 또한 지난해 7월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하며 “입대 전보다 성장했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갔다. 전역 후 자신있게 1군 선수들과 경쟁해서 꼭 1군에서 자리잡도록 하겠다”며 자신의 의사와 무관했던 두 차례 이적을 뒤로 하고 1군 선수로 자리를 굳힐 것을 다짐했다.

현재 박진우는 당시의 다짐을 고스란히 실천하고 있다. 이날 LG전에선 마치 팀의 에이스처럼 3연패 탈출의 선봉장이 됐다. 경기 후 박진우는 “팀이 연패 기간이고 LG와 3위 경쟁을 하고 있다. 그만큼 모든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내 공을 믿고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던진 게 주효했다. 양의지 형이 던지라는 그대로 던졌다”면서 “지난 번에 윌슨을 상대로 패했는데 이번에 켈리를 상대로는 꼭 이기고 싶었다. 연패를 끊는데 보탬이 돼 기쁘다”고 웃었다. 투구수가 적었고 통산 첫 완투승도 가능했던 것에 대해선 “완투 욕심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확률적으로 나보다 힘이 있는 (배)재환이나 (원)종현이형이 던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시즌 종료까지 85경기가 넘게 남았고 박진우 또한 20번 정도 선발 등판해야 첫 풀시즌을 완주하며 1군 선수로서 정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박진우는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계속 챙겨주신다. 첫 풀시즌이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저니맨 생활을 청산하고 NC 선발진의 기둥으로 우뚝 서는 것을 약속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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