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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54일간 부상자 0명…결승행 원동력은 기적의 관리[현지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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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U-20 대표팀 주장 황태현이 13일 폴란드 우츠 훈련장에서 폼롤러를 이용해 몸을 풀고 있다.제공 | 대한축구협회


[우치=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다친 선수 하나 없이 두 달 가까이 보냈다.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지난 4월22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했다. 14일 현재까지 총 54일간 함께하며 고된 훈련과 실전을 이어가고 있다. 대회 전에는 시쳇말로 ‘빡센’ 훈련을 소화했고, U-20 월드컵 개막 후에는 3~4일 간격으로 살인적인 경기 일정을 보냈다. 선수들의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지만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결승을 앞둔 지금까지도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준비가 돼 있다. 다친 선수가 없으면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정 감독이 팀을 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팀이 대회를 준비하다보면 훈련이나 실전에서 부상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해도 다치는 선수는 나오기 마련이다. 행운도 필요하지만 정정용호에 부상자가 없는 것은 우연은 아니다.

13일 훈련을 앞두고 우치 훈련장에서 만난 김성진 의무트레이너는 “소집 들어오기 전부터 선수들의 근육 관련 부상을 제로를 시키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게임을 많이 뛰면 쥐가 나거나 손상이 나서 훈련 열외 상황이 나오기도 하는데 기존의 그런 경험을 토대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콘셉트를 잡아서 진행했다. 긴 시작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이 한 명도 훈련 열외가 없어 기쁘다. 이런 경험은 저도 처음”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철저한 관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김 트레이너는 21명 전원의 몸 상태를 확인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관리에 들어갔다. 신체 밸런스가 안 맞거나 통증 부위가 있는 선수들은 특별히 유심히 관찰하고 신경썼다. 그는 “소집 후 선수 개개인을 평가했다. 한쪽 근육이 유난히 발달하고 반대는 약하다든지. 좌우 편차나 앞뒤 근육의 비율이 다르다든지 개인의 평가를 해서 선수들에게 마사지, 강화를 필요에 맞춰서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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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의무 트레이너가 13일 폴란드 우치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우치 | 정다워기자


피지컬 담당인 오성환 코치와의 협업은 필수였다. 피지컬과 의무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김 트레이너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겹치는 부분이 많다. 선수 회복, 근육 강화, 선수들의 수면 상태, 근피로도. 현재 기분까지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이런 것들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해서 오성환 코치님이 가지고 있는 생각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종합해서 코칭스태프에 제공했다”라며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원활안 업무 분담이 이뤄졌다고 했다.

선수들의 노력도 빛났다.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해도 선수들이 직접 자신의 몸을 관리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김 트레이너는 “모난 성격의 선수가 없이 잘 따라줬다. 운동장에서는 소리도 치고 그렇지만, 평상시에는 굉장히 순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다. 코칭스태프에서도 밝게 해주신다. 치료실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이 본인을 위한 제안을 하면 너무 잘 따라 준다”라면서 “항상 선수들에게 폼롤러를 껴안고 자고 몸을 풀어주라고 하는데 낮잠 자고 일어나서 눈 비비며 하는 아주 성실한 친구들도 있다. 모두 잘 따라와 줘 고맙다”라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 트레이너는 결승전을 앞둔 한국 선수들의 몸 상태를 80점으로 평가했다. 물론 기대보다 훨씬 좋은 상태라는 의미다. 그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80점 이상이라고 본다”라며 “근육이 피로하고 정신이 피로하지만 팀 분위기가 좋고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을 편하게 하려고 계속 신경 쓰니 선수들이 체감하는 게 확실히 다르다. 단순히 훈련하고 게임 뛰는 게 아니다. 가슴으로 힐링이 되니 선수들도 만족한다. 아주 자신에 차 있다. 아주 만족스럽다. 결승에 80점은 대단한 것이다. 원래는 그 이하가 당연하다. 80점이라는 건 경이로운 숫자다”라며 우크라이나전에서도 건강한 상태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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