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강원FC 감독, 고교시절 부상으로 ‘재능’ 펼치지 못해
“이강인 더 좋은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 정신적 실수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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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별명은 ‘비운의 천재’다. 올드 축구팬들은 곧바로 떠올릴 수 있지만 젊은 세대들에겐 그다지 친숙하지는 않은 이름. 강원FC 김병수 감독(49·오른쪽 사진)이다.
그는 경신고 재학 시절부터 ‘천재 미드필더’라는 소리를 들었다. 청소년 대표 시절 지능적이고 천부적인 패싱과 경기 조율로 지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아시아 예선 일본전에서 종료 직전 한국을 올림픽 본선으로 이끈 발리 골은 축구팬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다. 당시 데트마르 크라머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축구 인생 50년 만에 만난 천재다. 독일로 데려가고 싶다”고 극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고교 시절부터 시작된 발목 부상의 여파로 그는 정작 올림픽 본선에 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후에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나 발목과 무릎 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사라졌다.
김병수 감독은 23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앞두고 ‘천재 샛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천재성을 보인 이강인(18·발렌시아·왼쪽) 얘기가 나오자 그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김 감독은 “분명 천재성이 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볼을 다루는데 원터치로 가볍게 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강인의 빼어난 재능과 자질을 인정했지만 김 감독은 “더 좋은 위치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6세, 19세, 올림픽, 성인 연령으로 올라가면서 도태되는 선수들이 계속 나온다”면서 “(그만큼 연령대별로 올라가는 게 어려워) 어느 위치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정신적인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기능적인 실수는 금방 만회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실수를 하면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부터는 몸 관리와 멘털 관리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자신처럼 부상으로 날개를 접거나 때론 정신적인 준비 미숙으로 더 크지 못했던 선배들의 사례를 떠올리며 짧지만 울림이 있는 말을 건넸다. 그는 이강인이 기량을 더욱 꽃피워 한국축구의 소중한 보물로 자라기 위해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춘천 |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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