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그가 걷는 길이 모두 역사다. ‘신성’ 이강인(18·발렌시아)의 이야기다.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헤타페의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이강인이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존재감을 제대로 뽐냈다.

이강인은 그간 부침이 많았다. 올해 1월 8000만 유로(약 1050억원)라는 거액의 바이아웃이 포함된 1군 계약을 맺으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으나, 생각만큼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고 돌아왔을 때도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경질 이후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은 꾸준히 이강인에게 출전 기회를 줬고, 마침내 선발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감독의 믿음에 실력으로 보답했다. 전반 29분에 터진 동점골과 34분에 나온 역전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며 팀의 상승세에 이바지했다. 그렇게 예열을 마친 뒤 전반 39분에는 직접 골까지 넣었다. 호드리고 모레노의 패스를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헤타페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스페인 명가 발렌시아의 역사가 새로 쓰였다. 18세 219일의 나이로 정규리그 데뷔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기존 기록이었던 모모 시소코(18세 326일)를 제치고 구단 역대 외국인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로 시선을 넓히면 최연소 세 번째. 발렌시아는 경기 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후안 메나, 페르난도 고메스 다음 이강인”이라고 전했다.

리그 역사도 새로이 했다. 이전까지 한국인 선수가 스페인 무대에서 득점을 한 건 지난 2012년 셀타 비고 유니폼을 입었던 ‘영원한 축구 천재’ 박주영(34·FC서울)이 전부다.

이후 유수 선수들이 라리가에 도전장을 내밀어 득점을 꾀했으나 한동안 그의 뒤를 이은 후배는 없었다. 다행히 그로부터 7년 뒤, 이강인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스페인 리그에서 골을 넣은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발렌시아가 승까지 챙기진 못했다. 이강인이 교체아웃된 이후 내리 두 골을 실점하며 3-3 무승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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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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