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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데이터로 미리보는 KS] 최다 안타 1·2위 빅뱅! 이정후 vs 페르난데스,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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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2019 시즌 KBO리그 막바지, 두산과 SK의 역대급 1위 경쟁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한편에서 또 다른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바로 키움 이정후와 두산 페르난데스는 최다 안타 타이틀 대결. 마지막 경기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음에도 2014년 서건창의 200안타 재현에는 실패했지만, 페르난데스가 197안타, 이정후가 193안타로 각각 최다 안타 1·2위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의 한국시리즈 상대가 키움 히어로즈로 결정된 가운데, 양 팀 공격의 핵심인 두 선수를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정후와 페르난데스의 약점은 존재할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지지 않는 법.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자.

◆두산에 다소 약한 이정후, 그래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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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 이정후의 상대 전적, 두산 상대 기록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정후는 올 시즌 최다 안타 2위, 타율 5위, OPS 14위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 1위 두산을 상대로는 다소 약한 모습이나 본래 기록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뿐 여전히 타율이 3할에 육박한다.

◆어떤 상대든 꾸준한 페르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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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 페르난데스의 상대 전적, 키움 상대 기록이 큰 차이가 없다.>

2019 시즌 최다 안타 1위, 타율 2위, OPS 9위의 페르난데스는 전체 기록과 키움 상대 기록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타율과 출루율은 더 높은 모습. 단순 출루가 필요할 때나 적시타가 필요할 때, 언제라도 경계해야할 타자임이 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커터에 약한 이정후, 커브 사용은 조심해야

기록만 보더라도 이미 매우 좋은 타자임을 알 수 있는 이정후와 페르난데스. 과연 약점은 없는 걸까? 여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종 별 타격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아래 도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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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2019 시즌 구종별 타율. 전체적으로 구종을 가리지 않는다.>

이정후는 2019 시즌 속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특정 구종을 가리지 않고 무시무시한 타격을 자랑했다. 심지어 커브 구종의 경우 존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볼 조차 .357의 고타율을 기록할 정도. 다른 구종에 비해 타율이 낮은 스플리터조차 존 바깥쪽의 대처 능력이 좋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스플리터는 주로 유인구로 사용하기에 더욱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커터에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커터는 투수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구종은 아니다. 한국시리즈 상대팀 두산에서는 린드블럼, 후랭코프, 유희관이 주로 커터를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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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린드블럼, 후랭코프, 유희관 상대 전적. 커터를 구사하는 투수상대로 기록이 좋지 않다.>

놀랍게도 이들 상대 이정후의 상대 전적은 매우 좋지 않게 나타났다. 각 투수들이 리그 상위권 투수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실제로 이 투수들은 이정후를 상대할 때 커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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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이정후 상대 유희관의 커터 히트맵, 투수 시점>

실제로 이정후에게 유난히 강했던 유희관은 이정후를 상대할 때 평소 14%에 불과한 커터의 비율을 36%까지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는 유희관이 던진 커터 16구를 상대해 골라낸 볼 5개를 제외하고 5개의 범타와 6개의 스트라이크를 헌납했다.

우투수인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를 상대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정후는 두 투수를 상대로 자신의 평균 타율을 훨씬 밑도는 0.231과 0.250의 타율만을 기록했다. 1차전과 3차전, 그리고 4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두산의 린드블럼, 후랭코프, 유희관이 이정후를 봉쇄할 수 있다면 키움의 공격이 상당히 답답해질 가능성이 크다.

◆페르난데스는 떨어지는 공에 약하다

그렇다면 페르난데스는 어떨까? 페르난데스는 주로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인 커브와 스플리터에 약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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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데스의 2019 시즌 구종 별 타율. 커브, 스플리터 등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에 약했다.>

특히 스플리터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페르난데스는 존 바깥으로 나가는 유인구성 스플리터 뿐만 아니라 존 안으로 형성되는 스플리터에도 전혀 대처하지 못 했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존 안에 들어온 스플리터 46구 중 9구를 그냥 지켜봤으며, 방망이에 맞힌 37구 중 단 5구만을 안타로 만들어냈다. 존 바깥으로 빠지는 유인구의 경우 95구 중 절반에 가까운 43구에 방망이를 휘둘렀으며, 12개의 인플레이 타구 중 단 2개의 안타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커터처럼 스플리터 또한 투수들이 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 구종은 아니기에 주 무기로 활용하는 투수는 흔치 않다. 키움 투수 들 중 김동준, 김상수, 윤영삼은 이번 시즌 스플리터를 즐겨 사용했고, 페르난데스를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냈다. (2019 시즌 스플리터 구사율 김동준 26%, 김상수 23%, 윤영삼 29%, 모두 스플리터가 세컨드 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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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데스와 키움 스플리터 투수들의 상대 전적.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김동준, 김상수, 윤영삼 모두 위기 상황 때 키움에서 가장 먼저 등판하는 투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연 결정적인 승부처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정말 데이터대로 세 투수를 중용할 수 있을까? 키움 벤치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만약 스플리터를 구사하기 어려운 키움 투수라면, 페르난데스를 상대할 때 차선책인 커브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타구의 방향이 균일하지 않은 스프레이 히터, 시프트는 소용없다.

구종 외에 이정후와 페르난데스를 상대할 방법이 또 있을까. 아쉽지만 크게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일반적인 타자들은 당겨 치는 타구의 비중이 매우 높다. 타이밍을 맞추기도, 힘을 실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좌타자의 경우는 극단적으로 2루 베이스 쪽으로 치우친 시프트가 등장하기도 한다. 다소 뒤에서 수비하더라도 1루까지 송구 거리가 짧아 승부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우타자의 경우 유격수와 3루수가 3루 쪽으로 너무 치우쳐 수비할 경우 송구 거리가 멀어져 내야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정후와 페르난데스는 모두 좌타자임에도, 타구를 필드 곳곳으로 고르게 보냈다. 이는 두 타자의 코스별 대처가 좋고 타구 방향을 예측한 시프트의 적용이 어렵다는 의미다. 우리는 이러한 타자들을 스프레이 히터(Spray Hitter)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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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페르난데스의 타구 스프레이 차트, 좌우를 가리지 않는 고른 분포를 보여준다.>

◆페르난데스의 안타 확률이 조금 더 높은 이유

같은 조건이라면 당연히 강한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타구가 빠르기에 수비수가 범위를 넓게 가져가기 어렵고, 반응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후와 페르난데스는 약한 타구의 비율은 비슷했지만, 중간 타구 이상의 평균 타구 속도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140km 이상의 강한 타구 비율도 페르난데스의 우세. 용병 타자다운 페르난데스의 파워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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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위)와 페르난데스(아래)의 타구 속성. 강한 타구의 비율 및 평균 타구속도에서 페르난데스의 우세.>

◆페르난데스의 선구안과 이정후의 빠른 발 사이에서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키움 상대 출루율이 거의 4할5푼에 육박한다. 올 시즌 두산 상대로 다소 주춤한 이정후의 출루율 0.342와 1할 이상 차이나는 기록. 하지만 이정후는 페르난데스가 가지지 못한 빠른 발이 있다. 내야 안타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언제든지 두산 수비진을 흔들 수 있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 인가. 주로 상위 타순에 배치되어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할 두 선수의 활약에 따라 한국시리즈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이정후와 페르난데스를 향한 양 팀 벤치의 대응은 어떨지, 한국시리즈를 기대해보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자료제공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플라이트스코프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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