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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2019 월드시리즈, 한 번에 알아보기 [김재호의 MLB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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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마침내 2019 월드시리즈 매치업이 확정됐다. 내셔널리그는 워싱턴 내셔널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4전 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진출을 확정했고, 아메리칸리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6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뉴욕 양키스를 꺾었다. 내셔널스는 창단 첫 우승, 휴스턴은 2년만에 첫 우승에 도전한다.

2019 월드시리즈 일정(한국시간)

1차전 10월 23일 오전 9시 8분(현지시간 22일 오후 7시 8분), 미닛메이드파크, 휴스턴

2차전 24일 오전 9시 7분(23일 오후 7시 7분), 미닛메이드파크

3차전 26일 오전 9시 7분(25일 오후 8시 7분), 내셔널스파크, 워싱턴DC

4차전 27일 오전 9시 7분(26일 오후 8시 7분), 내셔널스파크

5차전 28일 오전 9시 7분(27일 오후 8시 7분), 내셔널스파크(필요시 개최)

6차전 30일 오전 9시 7분(29일 오후 7시 7분), 미닛메이드파크(필요시 개최)

7차전 31일 오전 9시 8분(30일 오후 7시 8분), 미닛메이드파크(필요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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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월드시리즈는 워싱턴과 휴스턴의 대결로 확정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두 팀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워싱턴은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캔자스시티 로열즈 이후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팀으로서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진출 과정은 극적이었다.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8회말 터진 후안 소토의 주자 일소 2루타로 4-3 역전승을 거뒀고, LA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승 2패로 뒤진 상황에서 2연승했다. 팀 역사상 첫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이었다. 앤소니 렌돈(17타수 7안타 5타점), 후안 소토(18타수 5안타 4타점)가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고 시리즈 내내 ’엑스맨’이었던 하위 켄드릭은 5차전 만루홈런으로 영웅이 됐다. 챔피언십시리즈는 앞선 두 무대에 비하면 싱거웠다. 아니발 산체스(7 2/3이닝 무실점) 맥스 슈어저(7이닝 무실점) 스티븐 스트라스버그(7이닝 1실점 비자책)가 연이어 압도적인 투구를 하며 분위기를 만들었고, 3차전 이후 타선도 살아나며 4연승을 거뒀다.

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추격을 받았다. 잭 그레인키, 저스틴 벌랜더가 원정에서 나란히 부진하며 2패를 허용했고, 5차전까지 몰렸다. 5차전에서 게릿 콜이 8이닝 1실점 호투했고, 타자들이 1회 상대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의 투구 버릇을 간파하면서 대량 득점에 성공, 시리즈 승리를 확정했다. 이들은 2017년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에 이어 또 한 번 ’끝장 승부’에서 웃었다. 양키스와 2년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재대결했다. 선발진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했지만, 6경기중 4경기가 3점차 이내 승부일 정도로 접전을 벌였다. 디비전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그레인키, 벌랜더가 나온 경기를 한 번씩 내줬지만, 막판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6차전에서 게릿 콜을 당겨쓰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불펜 게임으로 승리를 거둔 것은 큰 소득이었다.

워싱턴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돋보이는 강점은 선발진이다.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하지 못한 4인 로테이션을 포스트시즌에서 운영하고 있다. 슈어저(3경기 평균자책점 1.89), 스트라스버그(3경기 1.89)두 원투펀치가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줬다. 2경기에서 12 2/3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한 산체스의 활약은 최대 반전이다. 이제 2경기 평균자책점 4.09(11이닝 5자책)로 흔들린 코빈만 정신차리면 된다. 물론 중간에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당겨 사용하는 변칙 운영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운영은 디비전시리즈에서 끝났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4경기만에 시리즈를 끝내며 선발진이 힘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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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휴스턴이 하지 못한 4인 로테이션을 운영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워싱턴은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당겨서 사용해야 할정도로 불펜에 대한 신뢰가 깊지 못한 팀이지만, 그렇다고 불펜 투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즌 막판 마무리 보직을 받은 다니엘 허드슨은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5 2/3이닝 무실점으로 역투중이다. 션 둘리틀도 7 1/3이닝 2실점으로 선전중이다. 선발이 7회까지만 막아준다면 그 나머지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 두 명이 있는 것이다. 페르난도 로드니도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관록을 과시중이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부족하지만, 와일드카드 게임부터 시작해 디비전시리즈에서 벼랑끝까지 몰려가며 팀 전체가 경험치를 축적한 모습이다. 그 결과는 챔피언십시리즈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FA로이드’를 거하게 맞은 앤소니 렌돈과 두려움을 모르는 후안 소토가 중심 타선에 버티고 있고, 트레이 터너, 애덤 이튼, 빅터 로블레스는 출루하면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선수다. 라이언 짐머맨, 헤라르도 파라, 하위 켄드릭 등 베테랑들도 포진해 있다. 디비전시리즈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4번까지만 막으면 되는 팀’이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워싱턴의 약점은 무엇인가?

경험 부족은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처음 진출해 바로 우승을 차지한 팀이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다. 그만큼 월드시리즈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경험 부족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너무 많이 쉬었다. 챔피언십시리즈가 지금같은 7전 4선승제가 된 이후 4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총 여덟 팀이 있었다. 이중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1995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유일하다. 나머지 팀들은 모두 월드시리즈에서 졌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게. 1990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4연패로 졌고, 1988년 오클래드, 2006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2015년 뉴욕 메츠는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즈가 조금 유별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7차전까지 물고 늘어졌다.

4연승 이후 유일하게 우승에 성공한 애틀란타는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4승 2패를 기록했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가 함께 뛰던 그 시절 얘기다. 글래빈이 2승, 매덕스가 1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3차전 선발 스몰츠가 2 1/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4차전 선발 스티브 에이버리가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지금 워싱턴 선발진은 그때 애틀란타 선발진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휴스턴의 강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경험이다. 지난 2017년 두 번의 끝장 승부를 극복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핵심 멤버 대부분이 올해도 팀을 이끌고 있다. 디비전시리즈가 5차전, 챔피언십시리즈가 6차전까지 가는 장기전으로 진행됐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다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 뒤 2패를 당했지만 5차전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는 9회 동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바로 끝내기 홈런으로 응수했다.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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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은 팀 전체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고의 자산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지난 7월 영입한 애런 산체스의 부상 이탈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선발진은 여전히 강하다. ’FA로이드’를 거하게 맞은 게릿 콜은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0이라는 말도 안되는 성적을 내고 있다. 22 2/3이닝을 던지며 8볼넷 32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대체 피홈런 한 개는 어떻게 허용했는지 궁금할 정도다. 그의 단짝 저스틴 벌랜더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0으로 약간 주춤했지만, 그래도 24 1/3이닝을 소화하며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세 명의 투수로 로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지만, 벌랜더를 한 차례 3일 휴식 후 기용한 것을 제외하면 무리한 운영은 없었다.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을 불펜 게임으로 치러 이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휴스턴은 또한 홈에서 강하다. 이번 포스트시즌 홈에서 5승 1패를 기록중이다. 이들의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는 좌측 펜스가 짧은 기형적인 구조의 경기장인데 휴스턴 타선은 이 구장의 구조에 특화돼 있다. 장타력을 보유한 우타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마이클 브랜틀리, 요단 알바레즈 두 좌타자는 여기에 균형을 더해준다.

휴스턴의 약점은 무엇인가?

이런 휴스턴에게도 약점이 있을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춰줄 타자 중 한 명인 알바레즈는 포스트시즌 타율 0.171(41타수 7안타)로 고전중이다. 챔피언십시리즈는 2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에서 27개의 아치를 그린 이 무시무시한 타자가 깨어나지 못하면 휴스턴도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불펜은 마무리 로베르토 오스나를 비롯해 윌 해리스, 조 스미스 등이 잘해주고 있다. 그런데 좌완이 없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상대 양키스에 위력적인 좌타자가 없었다. 그러나 워싱턴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양키스에 비해 좌우 균형이 잘맞춰진 팀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로스터에 넣을만한 좌완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나마 웨이드 마일리정도가 쓸만한데 디비전시리즈에서 2 2/3이닝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이 문제가 A.J. 힌치 감독의 머리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다.

휴스턴 이적 이후 말이 더 없어진 잭 그레인키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3(14이닝 10자책)으로 부진하다. 이 순간을 위해 영입한 선수지만 아직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선발이 자리잡은 팀을 상대로 선발 대결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 경기를 이길 확률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어떤 시리즈가 진행될까?

양 팀 모두 마운드의 무게감이 불펜보다는 선발에 쏠려 있다. 결국 선발 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휴스턴은 최소 1경기를 불펜 게임으로 치러야하는데 이 문제도 큰 변수가 될 것이다. 경험에서 앞서고, 최근까지 경기를 하며 감각을 유지중인 휴스턴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처음부터 워싱턴이 월드시리즈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 이들이 몇이나 있었는가?

2019 월드시리즈에 대한 기타 잡다한 내용들

▲ 지금까지 월드시리즈 상대 전적은 아메리칸리그가 66승 48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9차례 월드시리즈에서는 내셔널리그가 5승 4패를 기록했다. 2001년 이후에는 9승 9패로 팽팽하다.

▲ 뉴욕 양키스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후, 월드시리즈는 2019년까지 한 번도 연속 우승이 나오지 않는다. 19시즌 연속인데 이는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에서도 최다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NBA에서 나온 18시즌(1969-70~1986-87).

▲ 1985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가진 팀이 25승 8패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 홈 어드밴티지없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은 2017년 휴스턴이다.

▲ 이번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가 현재의 디비전 시스템으로 재편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와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팀이 맞붙는 시리즈다.

▲ 두 팀은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피팀볼파크를 스프링캠프 훈련장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2월 23일 열리는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리턴매치를 갖는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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