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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라건아, 어제까진 현대모비스 내일부터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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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초대형 트레이드 성사

KCC는 즉시 우승전력감 데려가

현대모비스는 세대교체 밑그림

중앙일보

대형 트레이드로 현대모비스를 떠나 KCC 유니폼을 입게된 라건아(왼쪽)와 이대성. 사진은 지난 8월 농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만난 두선수.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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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 만한 초대형 트레이드가 11일 성사됐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가 2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현대모비스 이대성(29), 라건아(30)가 KCC로, KCC 리온 윌리엄스(33), 박지훈(30), 김국찬(23), 김세창(22)이 현대모비스로 각각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1998년 기아 허재와 나래 정인교의 맞트레이드, 99년 SK 현주엽과 골드뱅크 조상현(+현금)의 맞트레이드 못지않은 ‘빅딜’이다.

겉으로는 현대모비스가 밑진 장사로 보인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원투펀치’ 라건아, 이대성을 내주고, 그보다 무게감 떨어지는 4명을 받았다. 그런데 거래가 성사된 건 왜일까. 양 팀 시선이 향한 시점이 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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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트레이드로 현대모비스를 떠나 KCC 유니폼을 입게된 라건아(왼쪽)와 이대성. 사진은 지난 8월 농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만난 두선수.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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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현재’를 생각했다. 기존 리그 최고 가드 이정현과 재능 넘치는 포워드 송교창에, 라건아와 이대성을 데려와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했다. 같은 날, 득점력이 아쉬웠던 외국인 선수 조이 도시를 내보내고 한국 무대에 잔뼈가 굵은 찰스 로드를 영입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나 보던 ‘수퍼팀’을 구성했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승부 조작(무혐의)과 도박(무죄) 스캔들에 휩싸였던 전창진(56) 감독을 비판 속에 영입했다. 시즌 초반 3위(8승5패)로 선전 중이다. 다만 1위 서울 SK(10승3패)와 2위 인천 전자랜드(9승4패)에 전력이 다소 뒤진다. 우승을 위해 ‘윈 나우(win now)’ 모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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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일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이대성.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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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손해 본 거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만 가지 수를 지녔다고 별명이 ‘만수(萬手)’인 유재학(56) 현대모비스 감독을 간과한 평가다. 유 감독은 “현재보다 미래를 봤다. 양동근(38)과 함지훈(35)은 우리 팀 얼굴이다. 이대성과 라건아를 내주지 않으면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연패-연승을 반복하며 6위(6승7패)에 머물고 있다. 시즌 초반 ‘번아웃 증후군’으로 고생했던 이대성은 9일 부산 KT전에서 30점·15어시스트로 부활을 알렸다.

이대성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대성을 붙잡기 어렵다고 봤다. 구단은 지난 시즌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인 이대성은 연봉 1억9500만원에 계약했다. 이미 이때 결별이 예정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귀화 선수 라건아 계약 기간도 1년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라건아는 역대 최다 더블-더블(229회)을 기록하고 있는 최고 센터다. 최근 팔꿈치 가격 사건으로 벌금 징계를 받는 등 선수 관리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돌았다. 유 감독은 “네 차례 우승을 함께한 (라)건아가 (이별을) 쿨하게 받아들여 더 미안했다. 대성이도 놀란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네 차례 우승했다. ‘어우모(어차피 우승은 모비스)’란 말까지 나왔다. 성적이 좋다 보니 역설적으로 드래프트를 통한 신인 수급이 어려웠다. 2017년 5순위 김국찬, 수비력이 뛰어난 박지훈, 신인 가드 김세창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 교체도 고민 중이다.

김승현 해설위원은 “현대모비스가 라건아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결단을 내렸다"며 “KCC는 역대 최고 라인업을 구성했다. 대표팀에서 이정현-송교창이 이대성-라건아와 호흡을 맞췄던 만큼, KCC에서도 손발이 잘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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