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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K3에서 중국까지' 박지수, "ACL 아쉽죠, 펠라이니와 대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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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축구에서 인생 역전. 박지수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방출 뒤에 방황했지만, K3를 딛고 K리그1 준우승까지 했다. 올해 겨울에는 중국 슈퍼리그에 넘어가 새 도전을 했다. 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지만 아시아 제패를 못 한 건 아쉬웠다.

박지수는 2013년 유스 클럽 우선 지명으로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두각을 보이지 못했고 방출됐다. PC방을 전전하며 방황했지만, 가족들 만류에 마음을 잡았고 K3 FC의정부에서 프로에 도전했다.

일본에서 입단 테스트를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남FC가 박지수 가능성에 배팅했고 선택은 옳았다. 2017년 K리그2 우승에 큰 힘이 됐고, 2018년 K리그1 준우승 돌풍 버팀목이었다. 국가 대표 팀 발탁까지 이어지자,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 눈길까지 훔쳤다.

■ 광저우의 삼고초려, 쉽지 않았던 중국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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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는 경남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광저우에서 확실한 출전 시간을 보장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광저우는 집까지 방문해 설득했다. 중국에서 가족까지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고심 끝에 가족을 위해 중국행을 선택했다.

“광저우 제안이 왔을 때 안 가려고 했다. 꾸준한 제안에 이적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부담이 컸다. 쿼터도 2명으로 제한됐다. 리그 4경기 동안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많이 힘들었다.”

예상대로였다. 200만 달러(약 22억 원)에 영입했지만 벤치였다. 제한된 쿼터로 리그에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컵 대회에서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눈에 들어야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과 5월 허난 젠예와 FA컵이 기회였다. 칸나바로 감독은 FA컵에서 왼쪽 풀백을 제안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생소했지만 풀백에서 뛰겠다고 했다. FA컵 뒤에 리그에서 기회를 잡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훈련이 끝나면 피지컬 코치와 따로 몸을 만들었다. 칸나바로 감독은 박지수의 노력을 알아봤고 리그에서 기회를 줬다. 2명으로 제한됐던 쿼터도 3명으로 늘어났다.

■ “ACL에서 대구는 강했다, 펠라이니는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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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원정은 힘들었다. 팬들이 엄청 많이 왔다. 광저우는 더웠는데 대구는 추웠다. 날씨 적응이 잘 안 되더라. 전용구장에서 응원도 압도적이었다. 대구는 강했다. 조별리그 마지막에도 대구를 만났다. 부담이 컸다.”

리그 경쟁과 ACL 병행은 험난했다. ACL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리그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 광저우 이적 뒤에 한국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대구 원정은 쉽지 않았다.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고 대구의 역습은 강했다. 박지수는 분투했지만 팀은 1-3으로 졌다.

운명의 장난처럼 16강 결정전도 대구였다. 홈이었지만 힘들었다. 져서도 비겨서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치열한 혈투 끝에 1-0으로 이겼는데 크게 신뢰받은 계기였다. 중국 언론들에 김영권의 후계자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대구전이 터닝 포인트였다. ACL 조별리그 뒤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었다.

한국 팀은 16강에 없었지만, 박지수의 도전은 계속됐다. 산둥 루넝과 16강전이 뇌리에 스쳤다. 박지수는 “마루앙 펠라이니와 그라치아노 펠레가 있었다. 그때 칸나바로 감독이 지시를 많이 했다. 너희들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으니 라인을 올리라고 했다. 감독과 훈련도 많이 했다. 리그에서 붙었지만 ACL은 또 달랐다. 펠라이니와 펠레는 정말 버거웠다”라고 말했다.

펠라이니는 어떻게 공략했을까. “같이 볼 다툼을 안 해도 된다. 가슴으로 잡을 때 붙어라”는 칸나바로 감독 개인 지시가 있었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박지수는 “보통 중앙 수비는 키가 커도 붙으려고 한다. 하지만 감독이 그걸 캐치하고 따로 지시했다. 감독 말처럼 가슴으로 볼을 잡을 때 붙었는데 이겼다. 딱딱 맞아 떨어지니 신기했다”라고 웃으면서 “확실히 펠라이니는 최고 수준 선수였다. 여유가 있었다. 말라서 힘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 가시마와 정승현, ACL 놓쳤지만 ‘중국 리그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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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8강 가시마전은 특별했다. 평소에 친했던 정승현과 대결이었고, 일본 입단 테스트 시절 언젠가 밟고 싶은 경기장이었다. 불과 2년 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지자 각오가 남달랐다.

“K3 입단 전에 일본 팀에 테스트를 보러 다녔다. 여러 팀을 노크하다 가시마 홈 경기를 본 적이 있다. 관중도 많았고 좋았다. 불과 몇 년 전에 그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 여기에 있었다. 집에 아직도 가시마 테스트 시절 유니폼이 걸려 있다. 경기장을 밟을 때 고생했던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갔다.”

상대편에 정승현이 있었다. 절친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한 발 더 뛰었고 승부욕도 강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 정승현과 짧은 대화를 했는데 “왜 이렇게 잘 뛰냐”는 농담에 “중국에 오면 이렇게 뛰어야 한다”라며 받아쳤다.

가시마를 잡았지만 ACL 결승은 없었다. 우라와 레즈에 완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팀이 지쳤다. 가시마와 달리 원정 응원도 압도적이었다. 홈에서 골도 너무 안 들어갔다. 최선을 다했지만 리그 우승에 집중했다”라며 당시를 말했다.

리그 우승도 쉽지 않았다. ACL 결승 실패 뒤에 팀 분위기가 엉망이었다. 허난 젠예와 리그 27라운드 도중에 감독까지 경질됐다. 2-2로 비겼지만 라커룸에 감독이 들어오지 않았다. 우승 경쟁까지 3경기를 남겨두고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최고의 감독이었다. 그동안 잘해줘 눈물이 났다. 칸나바로 감독을 따라갔지만 더 오지 말라고 하더라. 버스에서 기다리다가 인사를 했다. ‘세계 최고 수비에게 배워 영광이었다. 정말 고마웠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짧은 경질이었다. 잠깐 떠난 뒤에 구단과 갈등을 봉합했다. 우승에 실패하면 자진 사퇴하겠다는 조건으로 남은 경기를 지휘했다. 선수들은 칸나바로 감독을 위해 싸웠고, 상하이 상강(2-0), 허베이(3-1), 상하이 선화(3-0)를 누르고 중국을 제패했다.

중국에서 1년은 파란만장했다. ACL 결승 실패는 아쉬워도 리그 우승에 기뻤다. 험난한 주전 경쟁을 뚫고 얻은 트로피라 더 벅찼다. “중국에는 프리미어리그 등에서 뛰었던 외인들이 있다. 좋은 경험을 했고 많이 배웠다. 내년에는 더 우승하고 싶다. FA컵도 ACL도 원한다. 중국에서 목표는 2관왕 이상이다. 올해 ACL은 아쉽지만, 더 잘하고 싶다”는 말에서 굳은 각오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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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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