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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③]데뷔 10년…걸스데이 넘어 박소진이 쓸 `배우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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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박소진이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들과의 진짜배기 우정을 드러냈다. 제공|눈컴퍼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박소진(34)은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하며 연예계에 발을 딛었다. 결과적으로 걸스데이는 이른바 ’2.5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였지만 무수한 걸그룹들과의 경쟁 구도에서 일정 수준으로 자리잡기까지 초반 2~3년 적잖은 고생을 이겨냈다.

그 동고동락의 과정에서 박소진을 비롯해 혜리, 민아, 유라까지 걸스데이 4인방이 쌓은 인간적 우애는 남달랐다. 이른바 ’비즈니스 관계’인 팀들도 있지만 걸스데이는 팀 활동과 개인 활동을 병행하며 각자의 커리어를 잘 가꿔가면서도 현재까지 ’찐’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인터뷰 전날에도 이들은 ’맏언니’ 박소진의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관람을 위해 모처럼 뭉쳤다. 이후에도 새벽까지 SNS로 수다 삼매경이었다고. 박소진은 "할 얘기가 너무 많다"며 눈을 반짝였다.

"지금도 다들 드라마 하고 바빠도, 최소 두 달에 한 번은 보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되게 큰, 집 같기도 하고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박소진은 "걸스데이를, 우리 멤버들을 만난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복이다. 정말 하늘에 감사해야 할 일"이라며 말을 이었다. "우린 그냥 우리가 전부에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크고, 의지도 많이 하죠. 정말 가족인 것 같아요. 사랑하는 것만큼 냉정할 때도 있고, 어떤 것들을 결정하고 고민할 때는 객관적이기도 하죠."

’스토브리그’에서의 연기에 대한 멤버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것 같긴 하지만"이라고 미소를 띠면서 "너무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정말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네 멤버 모두 연기 또는 예능 방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골수 팬들은 걸스데이로서의 음악 활동을 염원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멤버들의 우정과 별개로, 현재로서 걸스데이의 음악으로 팬들 앞에 서는 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팀 내 메인보컬(메보)로 활약했던 박소진인 만큼, 솔로 음원에 대한 계획이 있느냐 묻자 "아직은 부족하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음악에 대한 욕심이 적지는 않아요. 그래서 사실 걸스데이로 했던 음악과 제가 (추구하는 게)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의 것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장르를 한정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소울을 좋아하는데, 더 나이가 들면 뭔가 조금 더 접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다고 노래를 아예 끊은 상태는 아니다. 연극 무대를 통해 ’메보’ 박소진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그는 "공연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행복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내가 이런 걸 보여줘야 해’ 라는 마음으로 노래하지 않고, 내 마음을 담아서 상대에게 불러주고 싶어서 하는 노래로 하다 보니, 사실 제가 혼자서 무대에 설 땐 무대 공포증이 심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이 훨씬 덜하고, 더 새롭고 소중하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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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소진이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회를 드러내며 "앞으로도 천천히 걸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공|눈컴퍼니


10년 가까이 무대에 서던 박소진에게 무대 공포증이라니, 의아했다. 이에 대해 박소진은 "걸스데이로 할 땐 팀원들에게 의지하는 것도 있고, 해야 한다는 게 커서 덜했는데 예를 들어 우리 노래 아닌 노래를 부를 때라던지, 혼자 불러야 할 때, 소진으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컸을 땐 정말 덜덜 떨곤 했다. 지금은 그런 시선을 벗어난 상태에서 노래하니까 행복하다"고 말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회도 털어놨다. "치열했죠. 정말 치열했어요. 다시 스무살 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못 돌아갈 것 같아요. 그만큼 다시 열심히 살 수 있을지, 사실 확신을 못 하겠어요. 처음이라서, 그 모든 것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선망해왔던 가수의 꿈을 이뤘지만, 꿈을 이룬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공허함이 박소진을 잠식했던 순간도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라기보다는, 아마도 다음 스텝에 대한 공허함이랄까요? 인생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을 테니까. 그래도, 그런데도 다행히 잘 버틴 것 같아요. 걸스데이가 조금 늦게 잘 된 게 도움 됐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냥 누군가에게는 너무 더디고, 느리고, 흑역사도 있고 그렇게 보일 지도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느림이 여러 면에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10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연예인’으로 보낸 박소진이지만, 앞으로 걸어갈 배우로서의 긴 여정을 떠올리면 어쩌면 박소진은 이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부딪치고, 깨지고, 울고 웃는 경험들을 켜켜이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더 좋은 배우가 되는 건 필연일 터다.

"’스토브리그’가 잘 된 건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무엇을 하더라도 저에게는 다른 미래를 가져올테니, 그게 부정적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혹시나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코 그러지(부정적이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치열하고 따뜻했던 ’스토브리그’의 좋은 기억을 품고, 박소진은 다시 대학로에서 관객을 만날 준비 중이다. 박소진이 출연 중인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얘기 좀 할까?’는 오는 3월 8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 공연된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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