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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W스토리] 하나로 똘똘 뭉친 한화… 이용규의 숨겨진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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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주장 이용규가 준비를 참 많이 했네요. 덕분에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습니다.”

한화의 스프링캠프는 미국 서부의 강렬한 햇살만큼 뜨거웠다. 그 열정을 국내 훈련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장 이용규(35)가 있다.

한화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용덕 감독 부임 첫해인 2018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10년 숙원이었던 가을야구 갈증을 해소했다. 하지만 이듬해 이용규의 트레이드 파문, 하주석의 부상 등의 굴곡을 겪으며 흔들렸다. 변화가 절실했다. 한 번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계기도 필요하고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도 동반해야 한다. 이 위기의 순간에 손을 맞잡은 것은 ‘고참’이었고, 이를 주도한 것은 주장 이용규였다.

이용규를 두고 말이 많았다. 트레이드 파동으로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던 선수가 1년 만에 주장직을 맡았으니, 주변에서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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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용규에겐 주변의 시선보다 내부의 단합이 더 중요했다. 더 적극적인 자세와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스프링캠프 내내 보여줬다. 그리고 귀국 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선수단을 챙기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용규가 나서자 고참도 달라졌다. 김태규 이성열 정우람 등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훈련에 열중했다. 선배들의 집중력 높은 훈련 태도에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르기 시작했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2년의 시간을 겪으며 나도, 선수들도 팀에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느낀 것 같다”며 “고참들이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특히 이용규가 적극적으로 팀을 이끌어 주고 있다.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용규가 누구예요"라는 발언의 논란도 잊었다. 사실 이 발언의 논란은 이용규를 저격하기 위한 멘트가 아니었다. 당시 한용덕 감독은 더그아웃 인터뷰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던 이용규의 상황을 충분하게 설명했다. 워낙 중대했던 사안이라 같은 내용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이에 한용덕 감독은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내용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시즌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내용으로 대화가 흘러갔다.

그런데 인터뷰에 뒤늦게 나타난 한 취재기자가 또 한 번 이용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용덕 감독은 "이용규가 누구예요"라고 농을 던지며 대답을 대신했다. 이용규를 저격하기 위한 멘트가 아니라, 뒤늦은 취재진의 질문을 대신해 개막을 준비했던 다른 선수들에 대한 답변을 이어가기 위한 의도였다. 이런 상황을 생략한 채 일부 사람들은 한용덕 감독과 이용규를 비난하기 위한 비난으로 이 멘트로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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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가 팀에 돌아온 뒤 한용덕 감독과 대화를 하면서 앙금을 다 지웠다. 지난 일은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의기투합했다. 한용덕 감독은 다시 돌아와 팀에 헌신하는 주장의 모습에 다시 신뢰를 쌓았고, 이용규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다.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 한용덕 감독과 이용규는 마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베테랑도 여기에 동참했고, 이 과정에서 팀은 더 단합했다. 선수단은 지난 시즌의 부침을 계기로 서로가 변화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의 최대 성과는 개개인의 기량 향상도 있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모두가 의기투합한 그 정성과 마음에 있다.

이용규는 “팀 밖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우리 팀이 더 밝아졌으면, 더 쾌활했으면,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승리다. 승리를 위해서는 서로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고참부터 막내까지 모두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고,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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