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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어~ 이러다가… 리버풀, 30년만의 EPL 우승 물거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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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회장 "6월에 축구 못하면 유럽 각국 시즌 사라지게 될 것"

영국, 5부리그 이하 시즌 취소… 손흥민 개인기록 무효될 수도

30년 만의 리그 우승을 기다려온 전 세계 리버풀 팬들이 떨고 있다. 유럽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즌 무효'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6월에 축구 못 하면 시즌 무효"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28일 이탈리아의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5월 중순, 6월 초중순 또는 6월 말에 리그를 재개하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것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유럽 각국 리그의 올 시즌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EFA는 각국 리그에 대한 통제권은 없다. 하지만 리그 상위팀이 출전하는 유럽 클럽 대항전과 관련해 각 리그와 자주 소통하고 있다.

체페린 회장은 "다음 시즌을 조금 늦게 시작하고 올 시즌 잔여 경기를 먼저 치르는 방법도 있다. 리그와 구단들을 위한 최선의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돼 시즌 개막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정말 2019~2020시즌은 무효 처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 사이 팀을 옮기거나 은퇴한 선수가 있는 경우, 해당 구단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는 우승뿐만 아니라 유럽 대항전 출전권, 승격과 강등이 구단 이익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 농구나 배구 같은 종목과는 달리 '조기 종료'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멈춘 유럽 각 리그 1위 팀 우승이 위태로운 가운데 유독 리버풀만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들의 '한 맺힌 역사' 때문이다. 리버풀은 1989~1990시즌 통산 18번째 우승을 이루며 잉글랜드 최강 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승 트로피를 아깝게 놓치며 '불운'이 반복됐던 리버풀은 올 시즌 승점 82(27승1무1패)로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57)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리버풀의 바람과는 달리 타 구단들은 시즌 무효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7일 각 구단 회장 및 고위 임원들을 따로 인터뷰한 결과, 대다수가 '이번 시즌은 무효화하고 코로나가 진정되면 새 시즌을 시작하는 게 맞는다'는 입장이었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구단 전체회의 다수결에서 14표를 얻으면 규정 변경이나 시즌 무효 처리를 할 수 있다. 전체회의는 다음 달 3일 열릴 예정이다.

이미 전례가 생긴 것도 리버풀을 긴장하게 만든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27일 프로리그(1~4부 리그)를 제외한 세미프로(5~6부) 및 아마추어 리그(7~20부)를 중단하고 올 시즌 성적도 무효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8부 리그 클럽 '저지 불스 FC'는 27경기 27승을 올리고 다음 시즌 7부 승격이 확정됐지만 FA 결정으로 물거품이 됐다.

◇손흥민 골 기록도 무효 되나?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한국 축구의 '보물' 손흥민(28)은 올 시즌 32경기에서 16골을 터뜨리면서 두 가지 큰 성과를 냈다. 손흥민(385경기 132골)은 차범근이 가지고 있던 유럽 무대 한국인 개인 통산 최다골(372경기 121골)을 넘어섰고, 작년 12월 8일 번리전에서 70m 단독 드리블로 수비수 6명을 제치며 전 세계가 주목한 원더골을 터뜨렸다.

만약 EPL 구단 전체회의에서 시즌 무효 결정이 날 경우 손흥민의 개인 기록은 어떻게 될까.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우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승격과 강등 등의 '구단 이익'과 직결되는 성과만 무효 처리할 수도 있고, 기록 전체를 무효 처리할 수도 있다"며 "한 선수가 몇 경기 몇 골을 넣었는지는 구단 이익이나 형평성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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